국민의힘 최고위 '아수라장'…장동혁 사퇴론 vs 당권파 충돌 심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친한계가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자 당권파가 즉각 반발하면서 고성과 난타전이 벌어졌다. 개혁성향 의원 25명도 연판장으로 사퇴를 촉구했지만,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내에서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자 당권파가 즉각 반발하면서 최고위원회의가 고성과 난타전으로 얼룩졌다. 당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5명이 모두 참여한 연판장까지 나오면서 당의 내홍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선거에서의 패배 책임을 놓고 당내 주요 세력들이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당의 결집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한계의 사퇴 촉구는 명확한 메시지로 시작됐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다음 총선을 잘 준비할 수 있게 우리 지도부는 이제 다음 지도부를 위한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장 대표를 향해서는 "차라리 전당대회를 열어서 재선거를 통해 다시 출마하셔서 다시 평가를 받으셔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장 대표의 임기가 내년 8월까지 남아있지만, 정당성을 재확인받기 위해 일단 사퇴한 뒤 재신임을 받으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이는 선거 패배의 책임이 현 지도부에 있다는 친한계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당권파의 반발은 즉각적이고 거세였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하는 건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이라고 맞받아쳤고, 장 대표의 최측근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방금 같은 안건들은 비공개회의에 참석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당이 아니라 개인의 계파를 위해 뛰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권파는 당원들이 장 대표의 2년 임기를 알고 투표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 지도부의 정당성을 방어했다. 최고위원들 사이의 고성 주고받음은 회의 도중뿐만 아니라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도 계속됐으며, 장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이석한 후에도 난타전이 벌어졌다고 전해졌다.
장동혁 대표는 사퇴론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지금 저는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며 현재의 당내 논쟁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결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중대한 시기에 지금 당내에서 분출되는 여러 목소리를 담아서 그 이슈로 간다면 우리는 정기국회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결국 당내 문제에 매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 대표는 최고위에서 "신속하게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전국 재선거를 치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강경한 입장도 유지했다. 이는 당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입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개혁성향 의원들의 집단행동도 사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5명이 모두 참여한 입장문을 통해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교체를 주문했다. 장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정점식 원내대표를 면담해 16일까지 의원총회를 개최해달라고 요구했으며, 정 원내대표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개혁성향 의원들은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지 말라"며 "당 소속 의원들과 아무런 상의도, 토론도 하지 않고 장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행위는 스스로 정당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지도부 교체 문제를 넘어 당의 의사결정 구조와 민주주의까지 거론하는 수준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의 내홍은 향후 정당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와 당권파 사이의 대립, 개혁성향 의원들의 집단행동, 그리고 장 대표의 강경한 입장이 평행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원총회 개최 여부와 시기를 둘러싼 논쟁은 당내 결정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 당 지도부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당내 갈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당원들의 의사가 어떻게 반영될지에 따라 국민의힘의 향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