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우디 서거 100주년 기념해 사그라다 파밀리아 축성식 거행
교황 레오 14세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최종 첨탑을 축성했다. 약 12만 명의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이번 미사는 15년 만의 교황 스페인 방문으로 역사적 의미를 지니며, 현대 유럽에서 종교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황 레오 14세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에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성대한 미사를 거행했다. 지난 6월 10일 수요일 열린 이번 행사는 교황이 스페인을 방문한 일주일 간의 여정 중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완공되지 않은 이 세계적 건축물의 최종 첨탑인 예수 그리스도 탑의 축성식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교황은 이 대성당을 "돌, 색깔, 빛의 걸작"이라 표현하며 "스페인 전역의 통일과 조화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과 레티시아 왕비, 페드로 산체스 총리 등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수백 명의 성가대가 대성당을 울려 퍼지는 성가로 채웠다. 교황은 제단에서 "우리 모두는 이 건축물의 살아있는 돌들입니다"라는 말로 신자들에게 영감을 전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주변 거리에는 약 12만 명의 신자들이 몰려들었고, 왕실 방문과 높은 보안 수준으로 인해 도로는 통제되고 경찰력이 집중 배치되었다. 미사 후 교황은 대성당 외부에서 카탈루냐어와 스페인어로 예수 그리스도 탑과 그 위의 조명된 도자기 십자가를 축복했고, 천사의 소년 성가대가 부르는 가운데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들이 화려한 조명으로 밝혀지고 불꽃이 건축물의 외벽을 수놓았다.
교황의 바르셀로나 방문은 15년 만의 스페인 교황 방문으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는 종교적 세속화 추세를 겪고 있는 유럽의 전통 가톨릭 국가에 대한 신앙의 메시지를 전하는 행보였다. 스페인은 인구 5천만 명의 국가로, 20세기 독재 체제 이후 종교적 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신실한 가톨릭 신자들이 미국 출신의 교황을 맞이하기 위해 대거 거리에 나섰다. 교황의 방문은 현대 유럽에서 종교와 신앙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날 교황은 또한 바르셀로나 외곽의 몬세라트 산악 수도원 단지를 방문했다. 11세기 베네딕토회 수도원과 16세기 대성당을 포함한 이 복합 단지는 검은 마리아상으로 유명하며, 13세기부터 존속해온 유럽 최고(最古)의 소년 성가대가 있는 곳이다. 수천 명의 신자들이 일찍부터 도착해 수녀들과 학생들이 교황의 사진을 들고 노래하며 환영했고, 교황은 골프카를 타고 도착해 산 위의 바위 첨탑들과 계곡을 배경으로 신자들을 축복했다. 그러나 몬세라트 수도원은 최근 성직자 성적 학대 피해자들로부터 수많은 고발을 받아왔으며, 2023년 스페인 옴부즈만의 800페이지 보고서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수도원과 관련된 15명의 피해자와 3명의 혐의자를 기록했다.
이번 미사의 핵심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가 가우디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가우디는 73세의 나이에 전차에 치인 지 3일 만에 서거했으며, 그의 건축 활동은 교황의 동명인인 레오 13세 교황 시대에 시작되었다. 현재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미완성 건축물 중 하나로, 매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대성당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영적 의미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건축물로 기록되어 있다. 가우디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축성식은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 건축 문화유산의 완성을 축하하는 전 세계적 의미의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