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신임 원내대표 결선투표 승리, 당 혁신 의지 반영되나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점식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김도읍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는 당 혁신을 원하는 의원들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나, 최종 결과는 주류 세력의 안정론이 우위를 차지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의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점식 의원(3선·경남 통영-고성)이 10일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를 통해 당선됐다. 정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결선투표에 진출했으며, 최종적으로 103표 중 55표를 획득해 48표를 얻은 김도읍 의원(4선·부산 강서)을 7표 차로 누르고 신승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분출하고 있는 당 혁신 요구와 현상 유지를 원하는 주류 세력 간의 대립 구도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당 주류의 지지를 받던 정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06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정 원내대표는 47표, 김 의원 39표, 성일종 의원(3선·충남 서산-태안) 20표를 각각 획득했다. 그동안 당 주류 의원들이 주도해온 다자 구도의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추경호, 송언석 전 원내대표 등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당선되어 왔다. 이러한 관례를 깨뜨린 이번 결과는 의원들 사이에서 당의 쇄신을 원하는 목소리가 상당함을 의미한다. 당 개혁성향 의원들로 구성된 '대안과 미래' 소속 한 의원은 "그동안의 당내 구도를 생각해보면 1차에서 과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부터 의원들이 변화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종 결선투표 결과는 혁신을 원하는 세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김도읍과 성일종 의원이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변화의 목소리를 대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주류의 지지를 받은 정 원내대표가 결국 당선된 것이다. 이는 급진적 변화에 거부감을 갖는 주류 의원들의 안정론이 혁신 세력을 압도했음을 보여준다. 정 원내대표 자신도 이러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출 직후 기자들을 통해 "우리에게는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 특정 세력의 목소리에 결코 휘둘리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도로 친윤(친윤석열)당이 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그런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당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구체적 행동에 있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투표 전 의원총회에서 "저는 정책위의장으로 있으면서 우리 당 의원들의 결의를 담은 절윤(윤 전 대통령 절연) 선언문 작성을 주도했고 지방선거 과정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당대표가 맡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직접 가장 강하게 제시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정 계파를 위해서 또 특정인을 위한 그런 방패막이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신중론을 내놨으며,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당면하게 될 과제는 당 내부의 갈등 해결과 더불어민주당과의 국회 원 구성 협상이다. 그는 장 대표 거취와 한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해 "원내대표의 힘은 결국 의원들의 중의를 모으는 집단 지성에서 발현된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과의 협상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법사위원장은 전통적으로 제2당에서 맡고 국회의장은 1당에서 맡음으로 인해 국회 내에서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해 왔다"며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면서 법사위를 통한 제1야당의 견제 기능이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 사수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은 강 대 강의 대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