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보전 통보 5시간 전 폐기…투표용지 보관상자 사라진 송파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중심지인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법원의 증거보전 결정 5시간 전에 폐기됐다. 송파구선관위가 9일 오후 12시경 폐기업체에 인계한 상자를 법원은 같은 날 오후 5시경 증거보전 통보를 했으나 확보하지 못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중심지였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법원의 증거보전 결정 직전에 폐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증거보전 인용 결정을 내리고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한 것은 9일 오후 5시경이었으나,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같은 날 오후 12시경 폐기업체에 넘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약 5시간의 시간차 속에서 중요한 증거물이 사라진 것이다.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신청한 증거보전 절차에 따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0일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있던 아파트 노인정을 방문해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법원은 '인쇄매수 1900매'라고 표기된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향후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현장에서 해당 상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이미 폐기 절차를 거친 후였기 때문이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9일 송파구선관위로 반납된 후 소형기표대 등 다른 투표 관련 물품과 함께 폐기업체에 인계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선관위는 "8일 김정철 후보자가 신청한 증거보전 대상을 송파구선관위가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다"며 시간적 충돌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공식 통보 시간과 폐기 시간 사이에 약 5시간의 간격이 있었다는 점에서 절차상 미흡함이 지적되고 있다.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사건은 선거 관리 체계의 허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선관위는 투표함이 아닌 투표용지 보관상자이기 때문에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물증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관리 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시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따른 투표소 봉쇄시위까지 벌어진 바 있다.
한편 민소영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9일자로 사직서가 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송파구선관위 관계자는 "어제자로 사직서가 수리됐으며,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사건이 발생한 이후의 인사 변동으로, 선거 관리 과정에서의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사건은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추가 규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