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서 당권파 정점식 승리…지선 패배 신호 외면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권파 정점식 의원이 55대 48로 김도읍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기존 권력 구도를 유지하려는 선택으로 평가되며, 당권파의 입지가 과거보다 축소된 점이 주목된다.
국민의힘이 6월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기준 12대 5에서 4대 12로 정반대의 참패를 당한 지 1주일 만에 원내대표 경선을 치렀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에서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던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 3선)이 당권파와 영남권 의원들의 결집으로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국민의 심판을 외면하고 기존 권력 구도를 유지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 의원은 검사 시절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낸 공안통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원조 친윤'으로 불려왔다.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장동혁 체제의 원내 정책을 지탱해온 인물이다.
원내대표 경선은 총 103명의 의원이 투표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정점식 의원과 김도읍 의원이 결선에 진출했다. 최종 결과는 정점식 의원이 55표(53.4%), 김도읍 의원이 48표(46.6%)를 획득했다. 부산 강서 지역구인 4선 김도읍 의원은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중진으로 평가받으며, 이번 경선에서 '도로 친윤당이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들어서는 안 된다'며 변화와 쇄신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러나 결국 수도권·소장파·친한동훈계의 결집도 영남을 기반으로 한 당권파와 친윤계의 조직력을 넘지 못했다. 국민의힘 110명 의원 중 영남권이 60명(부산 17, 경북 13, 경남 13, 대구 12, 울산 5)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20명(서울 11, 경기 7, 인천 2)으로 1/3 수준에 불과한 구조가 결과에 반영됐다.
이번 경선은 단순한 개인 간 경쟁을 넘어 당내 계파 간 대결의 성격을 띠었다. 지방선거 이후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선거 결과를 명백한 패배로 규정하며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한동훈 의원의 복당과 보수 재편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김도읍 의원을 변화 가능성이 큰 후보로 봤으며, 부산 지역 의원들도 같은 지역 선배인 김 의원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내 우려는 명확했다. 김도읍 의원이 당선되면 한동훈 의원이 곧바로 복당되어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점과 정점식 의원이 당선되면 도로 친윤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립했다. 결국 영남 의원들과 당권파는 한동훈 의원의 조기 복당과 장동혁 대표의 퇴진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당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며 정점식 의원에게 결집했다.
주목할 점은 정점식 의원의 당선이 당권파의 완전한 승리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친윤계인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 3선)은 106명 가운데 60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곧바로 당선됐으나, 정 의원은 결선투표까지 치르고도 과반선을 불과 3표 넘기는 데 그쳤다. 이는 당권파의 입지가 과거에 비해 축소되었음을 의미한다. 당내 권력 구도가 더 이상 일방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투표 결과에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며 '특정 세력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당내 의원들이 제기한 우려를 실제로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이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 스스로도 변화와 혁신할 것을 요구했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은 민심보다 당장의 안정을 우선시했다. 정점식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윤어게인 노선을 넘어 '전국 재선거' 주장, '부정선거 의혹 제기', '사전투표 폐지' 등을 거리 세력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장동혁 대표를 제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의 시계가 여전히 과거를 향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의 경고음을 제도 개혁과 인물 쇄신으로 실질적으로 응답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치판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