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 급락해 7700선 붕괴…미국 기술주 약세·중동 리스크 동시 압박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약세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4.52% 급락해 7730.82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로 3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되었으며, 반도체 업계 등 주요 종목들이 광범위하게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미국 기술주의 약세와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겹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10일 전 거래일 대비 366.11포인트(4.52%) 하락한 7730.82로 마감했다. 전날 80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이날 개장 직후부터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했으며, 장중 한때 7500선까지 밀려나는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와 함께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기술주 약세가 국내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0.97% 하락했으며, 반도체 산업의 체온계 역할을 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1.93% 떨어졌다. 이러한 미국 시장의 약세는 기술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의 중추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하락하면서 코스피의 낙폭을 가중시켰다. 삼성전자는 1만9500원(6.06%) 내린 30만2500원에, SK하이닉스는 16만7000원(7.54%) 떨어진 204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군 아파치 헬기 추락 사건에 대응한 이란 보복 공습과 이란의 즉시 맞대응으로 인해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 정치적 리스크는 유가 변동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면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서 손을 떼고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선택하게 되었다.
증시 내 자금 흐름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가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7750억원어치, 기관은 2조2670억원어치를 매도하며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4조864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오히려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이탈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도 발동되었으며,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5.02% 하락한 1223.15를 기록했을 때 오후 1시16분께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되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울린 것으로, 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을 보여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광범위하게 하락했다. 반도체업 외에도 삼성전기(8.38%), SK스퀘어(6.78%), 삼성생명(6.36%), 현대차(5.79%), 삼성물산(5.01%), 기아(2.80%), LG에너지솔루션(2.77%) 등 주요 대형주들이 모두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4.74%) 등 일부 종목은 상승하며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었다. 코스닥지수도 동반 하락하여 16.18포인트(1.67%) 내린 951.63으로 마감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
환율 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12.1원 오른 1524.2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달러 강세를 선호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앞으로 미국 기술주 시장의 회복세와 중동 상황의 진전이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성에 주의하면서 글로벌 경제 지표와 국제 정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