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투자액 1위 89.9조원 달성
삼성전자가 2025년 89.9조 원을 자본지출과 연구개발에 투자해 글로벌 상위 10대 반도체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업황 악화 속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한 결과가 현재의 반도체 산업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5년 한 해 동안 약 89.9조 원(약 592억 달러)을 자본지출과 연구개발에 투자해 세계 상위 10대 반도체 기업 중 투자액 1위를 기록했다. 기업 분석 기관인 CEO스코어가 1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자본지출 52.2조 원과 연구개발비 37.7조 원으로 구성됐다. 이는 2위인 대만의 반도체 거대 기업 TSMC의 69.4조 원을 크게 앞지르는 규모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가 얼마나 방대한지를 보여주는 결과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2023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급격한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다는 것이다.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4.9% 감소한 6.57조 원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88.9조 원을 투자해 영업이익의 13배 이상을 연구개발과 설비 확충에 쏟아부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지속적이고 대규모의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당시 많은 경쟁사들이 경기 침체에 대응해 투자를 줄이거나 보류하는 정책을 펼쳤던 것과 대비되는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산업의 상승 사이클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AI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했는데, 삼성전자가 미리 투자해 놓은 생산 능력과 기술 역량이 이러한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개발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의 선제적 투자는 삼성전자가 경기 회복기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한편 CEO스코어는 현재의 호황 국면에서 수십조 원대의 보너스와 유보금 배분을 놓고 벌어지는 논의들이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지속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데, 단기적 이익 배분 압박이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투자 결과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2023년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를 감행한 경영진의 결단이 현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이 같은 투자 수준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 유지의 핵심 과제로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