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기대감에 동탄 집값 급등…20억원대 진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소식에 힘입어 동탄신도시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다. 전용 84제곱미터 아파트가 20억원대에 진입했으며, 한 달 새 매물이 30% 이상 감소하고 거래량은 134% 증가했다. 다만 규제지역 추가 지정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성과급 소식에 힘입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1일 기준) 동탄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행정구역 개편으로 동탄구 아파트값을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누적 상승률은 5.1%에 달해, 전국 여섯 번째 수준이다. 이러한 급상승의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타결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개통 임박이라는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
동탄신도시는 최근 '20억원대 아파트' 클럽에 새로 합류했다. 동탄역과 지하로 연결된 '동탄역 롯데캐슬'의 전용면적 84제곱미터 아파트가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경기 지역에서 네 번째로 이 가격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같은 면적이 18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2억원이 오른 수치다. 같은 단지 내 또 다른 84제곱미터 아파트도 최근 19억9000만원대의 호가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지은 '동탄역 시범 더샵센트럴시티'의 경우 4월 최고가인 15억9000만원에 거래된 후 최근 매물 최저가가 19억9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역 일대의 호가가 한 달 새 3억~4억원 상승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가격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다. 동탄 아파트 매물은 3666개(아실 기준)로 한 달 새 30.9%(1636개)가 감소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동시에 거래량이 급증한 결과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동탄 아파트 매매는 1179건으로, 용인 기흥(662건), 수원 영통(610건), 용인 수지(528건) 등 인근 지역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작년 5월(503건)과 비교하면 134.4%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동탄은 집을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매수 문의가 쏠리니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이 동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사업 성과(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으며, 올해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경우 1인당 6억원의 성과급(전액 자사주)이 예상된다. 회사는 연 1.5% 저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 자금도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인당 6억~7억원의 성과급(현금)을 지급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성과급이 실제로 지급되지 않았어도 대출을 금방 갚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미리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며 "잔금 일정은 내년 초께로 조율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또한 동탄이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과 '반세권'(반도체+역세권)으로 주목받으면서 전세금을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 문의도 연초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동탄 외에도 반도체 통근권으로 꼽히는 경기 남부 지역 전반에서 아파트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용인 수지(8.4%), 성남 분당(6.2%), 용인 기흥(5.5%), 수원 영통(5.0%) 등이 올해 크게 오른 지역들이다. 주택 공급이 많아 약세를 보이던 평택도 2년3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세가 최근 멈췄다.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통근권으로 꼽히는 경기 남부와 서울 일부에서 상승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탄신도시는 삼성전자 평택·기흥·화성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과 모두 인접해 있으며, 올 하반기 GTX-A노선이 전 구간 개통되면 서울 삼성역까지 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규제지역 추가 지정 가능성이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비규제지역인 동탄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전세금을 끼고 매매하는 것이 가능하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으면 실거주 의무도 없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관계자는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된다면 가격 조정 및 거래 정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정책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지급이 현실화되는 시점과 정부의 규제 정책 결정이 동탄 부동산 시장의 향후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