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개표 진행 중 좌파 산체스, 우파 후지모리 제치고 근소한 우위 확보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산체스가 94% 개표 기준 50.01%로 우파 후지모리의 49.99%를 앞서고 있다. 초기에는 후지모리가 우위였으나 시골 지역 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역전됐으며, 개표 불확실성으로 인해 광업 중심의 페루 시장이 하락했다.

페루의 2026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의원 로베르토 산체스가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9일 공식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개표율 94% 기준으로 산체스는 50.0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후지모리는 49.99%에 머물렀다. 이는 투표 다음날까지 개표가 이어지면서 시장과 광업 관련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페루 선거관리위원회(ONPE)는 전체 개표 완료가 7월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아직 국제 투표소의 표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개표 과정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드러났다. 초기 개표와 출구조사에서는 후지모리가 앞서고 있었으나, 일요일 밤부터 산체스가 계속 추격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페루 시골 지역의 표들이 개표되면서 산체스의 지지층이 집중되어 있음이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의 초기 집계에서도 산체스가 50.3%로 후지모리의 49.7%를 앞도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소스 대표들은 결과가 너무 접근해 아직 예측 불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는 과거 페루 대선들을 정확하게 예측한 입소스의 평가인 만큼 이번 선거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산체스는 월요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자신감 있고 낙관적이지만 100% 개표를 기다릴 것"이라며 "다음 과제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이고, 페루의 정치 불안정이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후지모리는 리마의 자택 앞에서 "마지막 표까지 기다릴 것이고 모든 페루 국민이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며 침착함을 유지하면서도 아직 국제 투표소 표들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후지모리의 발언은 남은 국제 투표소 표들이 자신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페루의 광업 중심 경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체스 후보가 경제 체계의 대대적인 개혁과 대규모 광업 채굴권 개편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페루는 세계 3대 구리 생산국이자 금, 은, 아연의 주요 생산국이다. 미국 상장 페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는데, 광업회사 부에나벤투라는 1.7% 하락했고, 크레디콥은 5.9% 내렸다. 인터콥 파이낸셜 서비스는 0.3% 하락했으며, iShares MSCI 페루 글로벌 익스포저 상장지수펀드(ETF)는 1.1% 떨어졌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신흥시장 채무 포트폴리오 매니저 알렉산더 로비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으며, 이러한 근소한 결과는 페루 자산에 압박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산체스가 승리할 경우 투자자들이 더 많은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신용 스프레드 확대, 지역 채권 수익률 상승, 페루 솔화 약세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는 페루의 심각한 정치 불안정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페루는 지난 10년간 9명의 대통령이 번갈아 집권했으며, 최근 5년간 국회가 3명의 대통령을 해임했다. 범죄율 급증, 특히 살인과 강압 범죄가 급증하면서 광범위한 시위가 발생했고, 이전 대통령 디나 볼루아르테는 결국 사퇴했다. 후지모리는 1990년대 권위주의적이고 강경한 치안 정책으로 유명한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유산으로부터 거리를 두려 했으나, 4월 1차 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 아버지의 유산을 적극 활용했다. 이번이 후지모리의 네 번째 대선 결선투표 도전이며, 2021년에는 페드로 카스티요에게 약 45,000표(0.2% 이상) 차이로 패배한 바 있다.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우파 정부 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칠레,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등이 모두 최근 선거에서 우파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과는 대조적으로, 페루에서는 좌파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