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차세대 AI칩 한국에 최우선 공급 약속
배경훈 부총리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면담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한국이 최우선으로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산업 기반을 높이 평가하며 AI 생태계 투자를 약속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면담을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한국이 최우선으로 공급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AI 칩 시장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상을 반영하는 결과로, 국내 AI 산업 생태계 육성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배 부총리에 따르면 젠슨 황은 한국 정부와 함께 국내 AI 생태계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젠슨 황은 8일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을 비공개로 개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 3곳과 업스테이지, 노타, 위로보틱스, 에이로봇을 포함한 스타트업 18곳 등 총 21개 기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엔비디아의 글로벌 생태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AI업계 관계자는 "이번 리셉션에서 각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설명하고, 실제 협업과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가 개발 중인 최신 세대 AI 가속기로, 현재 주력 제품인 H100과 H200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차세대 제품의 최우선 공급국으로 지정된 것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AI 기술 발전에 대한 엔비디아의 신뢰를 의미한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의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젠슨 황은 배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산업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AI와 결합했을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단순한 칩 공급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과 함께 AI 활용 산업의 다양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번 합의는 한국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2024년부터 AI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이러한 정책 방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최신 AI 칩에 조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AI 기반 서비스와 솔루션 개발에서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기업부터 AI 스타트업까지 전 산업 분야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 조성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AI 산업은 새로운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