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시위 사흘째 계속, 2030세대 주축으로 변모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사흘째 진행 중이며, 초기 극우 인사 주도에서 2030세대 중심으로 변모했다. 최대 3만 6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참정권 침해 규탄과 선거관리위원회 정상화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하고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인근에서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7일 오후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현장에는 2만여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전날 밤에는 최대 3만 6000여 명까지 인원이 늘기도 했다. 시위대는 투표함 반출을 저지한다며 경기장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으며, 개표를 마친 투표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0~30명은 전날 밤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시위는 극우 인사들이 주도했으나 주말을 기점으로 양상이 크게 변했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 유튜버 전한길씨, 미국 리버티대학교의 모스탄 교수 등 극우 인물들이 주도하던 시위는 이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 올림픽공원 내 인구 3만~3만 2000명 중 54.9%가 2030세대였으며, 60대 이상 노년층 비중은 10.6%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모씨(27)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참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고 싶어 나왔다"고 시위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세대 교체는 시위의 성격도 변화시켰다. 2030세대가 주축이 되면서 부정선거 의혹보다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참정권 침해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현장에는 '재선거, 참정권 침해, 애국가만 외쳐달라', '성조기가 아닌 태극기만 들어달라'는 지침이 게재되었다.
이는 집회가 특정 정파를 위한 것으로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직장인 한모씨(27)는 "투표 못한 사람들의 참정권이 침해당했다는 것 말고 다른 의견이 들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고, 이영주씨(30)도 "지금은 다른 메시지가 나올 때가 아니다. 바르게 투표가 진행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2030세대는 자원봉사도 자청했다. 왼쪽 소매에 청테이프를 붙인 자원봉사자들은 밤새 태극기를 그려 나눠주고, 물품을 배분하며 동선 정리에도 나섰다. 자원봉사자 박모씨(26)는 "밤새 태극기를 그려 나눠줬다.
집회를 운영하는 이들이 있어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듣고 참가했지만, 따로 주체나 지도부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 완전한 일체감이 형성된 것은 아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시위 지침을 설명하던 자원봉사자에게 "왜 선동하나", "이건 부정선거인데 왜 말 못하게 하냐", "성조기도 같이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부정선거론자들은 오후 4시 30분경 모여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를 외치면서 경기장 인근을 행진했으며, 'STOP THE STEAL', '트루스포럼' 등 부정선거 관련 슬로건이 적힌 피켓도 들었다. 현장 투입된 경찰이 욕설을 듣는 일도 발생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기동단 소속 경찰을 중국인으로 의심하며 비하 욕설을 하고 이를 촬영해 온라인에 퍼뜨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기동대 6개 중대를 포함해 350명의 인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강제 해산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불거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잠실 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자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중앙선관위는 5일 오후 8시 30분 투표소에서 이름과 성별 등이 적힌 선거인명부 대조전표가 외부에 노출된 사안을 보고했다.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된 후 투표소 안으로 들어간 시위대가 현장에 남아 있던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발견해 촬영하고 인터넷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투표자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위법 사항이 발견되고 공식적인 조사 착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식 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박정보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경찰이 잠실 7동 제2투표소 투표함 반출 과정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과잉 진압을 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