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절반의 승리'…정청래 연임 가시밭길
더불어민주당이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하며 수치상 압승을 거뒀으나, 서울시장 탈환 실패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부진으로 당 내부에서 '절반의 승리' 평가와 함께 정청래 대표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수치상으로는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당 내외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절반의 승리' 또는 '실패한 선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대 승부처로 예상됐던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기존 민주당 지역구 13곳 중 9곳만 지키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을 보수 진영에 내주면서 당 내부에서 '정청래 책임론'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전국적으로 큰 승리를 했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그리고 따끔한 경고와 질책까지 전부 겸손하고 겸허하게 받들겠다"고 언급해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전북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정 대표 책임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원택 후보의 승리로 '치명상'은 피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재보궐선거 주요 격전지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지도부 책임론의 불씨가 살아났다.
당 내 주요 인사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송영길 인천 연수갑 당선인은 정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유능한 지방정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영남에 가서 계속 '내란 종식'만 이야기하는 등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이제 종합적인 평가를 받지 않겠나"라며 "정청래 체제로 다시 가는 것이 이재명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당원의 여러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정 대표 연임에 의문을 제기했다.
윤준병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6월 3일 지방선거 승리의 외양은 화려하지만 서울시장에서 석패했다면 금번 지방선거를 민주당이 완승했다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범계 의원은 더욱 직설적으로 "패배는 아닐지언정 실패는 맞다"며 "전체적으로 선거결과가 좋았음에도 이를 승리라 일컫기 민망하다. 실패한 선거쯤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언사는 없다. 그것이 유감"이라며 지도부의 책임 인식 부족을 비판했다. 강득구 의원도 "선거 초반 기대에 비해 박빙 승부가 이어진 곳도 있었고,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지역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든 곳도 있다"고 했다.
강득구 의원은 나아가 구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돌이켜보면 공천 과정부터 선거 기간의 상황 관리까지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며 "현장의 절박함을 지도부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고, 지역마다 다른 민심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여 정 대표보다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인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 대표의 연임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당 내 비판이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로서는 지방선거라는 최대 고비는 넘겼지만 연임을 향한 길은 여전히 험난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남은 기간 당내 통합과 리더십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연임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공천 과정의 미흡함과 지역 민심 파악 부족이라는 지적을 어떻게 수용하고 개선하느냐가 당원들의 신뢰 회복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