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 대통령 자크 시라크 부인 베르나데트 별세, 향년 93세
프랑스 전 대통령 자크 시라크의 부인 베르나데트 시라크가 6월 5일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그녀는 1979년부터 2015년까지 꼬레즈 지역의 일반 의원으로 활동한 프랑스 역사상 처음의 독립적 정치 경력을 가진 영부인이었으며, 병원 재단 수장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들을 돌본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전 대통령 자크 시라크의 부인 베르나데트 시라크가 6월 5일 저녁 가족에 둘러싸여 평온하게 생을 마감했다. 딸 클로드 시라크가 6월 6일 프랑스 통신사 AFP에 알린 바에 따르면, 베르나데트는 5월 18일 93세 생일을 갓 지난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죽음은 프랑스 정계의 한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음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전후 프랑스 정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의 퇴장을 의미한다.
베르나데트 시라크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프랑스 대통령으로 재임한 자크 시라크의 아내로서 프랑스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특히 그녀는 남편이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을 강경하게 반대했던 시기에 그의 곁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온 '충실한 동반자'로 평가받았다. 자크 시라크는 2019년 향년 86세로 사망했으며, 베르나데트는 그 이후로도 약 7년간 홀로 남아 조용한 삶을 유지해왔다. 프랑스 정계에서는 그녀의 타계를 추도하며 그동안의 공헌을 기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베르나데트 시라크의 삶은 단순히 영향력 있는 대통령의 부인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프랑스 역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독립적으로 구축한 영부인이었다. 1979년부터 2015년까지 36년간 프랑스 중부 꼬레즈 지역의 일반 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 이는 단순히 남편의 지위에 기대어 명예직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 지방 정치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을 의미한다. 또한 그녀는 병원 재단의 수장으로서 수백만 명의 환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꼬레즈 지역의 의료 정책과 보건 사업에 깊은 헌신을 보였다.
베르나데트 시라크는 자신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으면서도, 독특한 개인적 매력으로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서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그녀의 신중함과 단정한 외모는 오랫동안 프랑스 상류층 여성들의 롤모델이 되었고, 2023년에는 프랑스 영화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그녀의 영부인 시절을 다룬 영화 '베르나데트'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그녀의 삶과 성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베르나데트와 자크 시라크 부부는 남편의 유명한 연애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부부 관계를 유지했으며,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회고록에서 이 부분을 솔직하게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현 대통령은 베르나데트 시라크의 타계에 대해 추도 성명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녀를 '마음이 큰 위대한 여성'이라 칭하며, '우리의 역사에 흔적을 남겼고 신중함과 결단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그녀가 꼬레즈 지역 주민들의 삶과 병원 재단을 통해 수백만 명의 익명의 환자들에게 끼친 영향을 강조했다. 이러한 추도는 베르나데트 시라크가 단순한 영부인을 넘어 프랑스 사회 전반에 실질적인 기여를 한 정치인이자 사회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별세로 전후 프랑스 정치의 한 장이 완전히 마감되었으며, 그녀가 남긴 유산은 앞으로도 프랑스 사회에서 계속해서 기억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