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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선거 용지 부족 사태, 도심 곳곳 규탄 집회로 확산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규탄 집회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이어졌다. 보수 진영은 재선거를 요구하고 진보 진영은 선관위 부실이 음모론을 조장했다며 비판했으며, 올림픽공원 개표소는 여전히 시위대가 봉쇄 중이다.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첫 주말인 6일 토요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광화문, 송파, 신촌 등 서울의 주요 지역에서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각각 다른 입장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비판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투표 연장과 개표 지연 문제가 가장 심했던 올림픽공원 개표소에서는 시위대가 개표소를 봉쇄한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 진영의 규탄 집회는 광화문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광화문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달 16일 이후 3주 만에 열린 집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선관위 구속수사', '부정선거 민주주의 죽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6·3 선거는 부정선거", "재선거를 실시하라",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사회자는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지 부족으로 인해 국민들의 참정권이 짓밟혔다. 이것을 용서하면 자유민주주의는 끝장난다"며 호응을 유도했다. 한 참석자는 무대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이 맞았다"는 과격한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도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보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에서 제194차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사회자는 "내란 이후 진행되는 중요한 전국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선관위가 유례없는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만들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소요 사태를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진보 진영은 재선거를 주장하는 대신 사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후임을 미리 정하지 않은 조희대 대법원장 등이 문제의 원인으로 거론됐다. 한 참가자는 "극우세력이 지금 부정선거라고 난동 부리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선관위의 부실이 계엄령을 정당화하는 궤변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학가에서도 선관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건국대,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 10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공동포럼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선관위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청와대 인근에서는 일부 정치인이 주도하는 규탄 집회가, 충무로 인근에서는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모임의 선거 공정성 촉구 집회 등이 예고됐다. 투표 연장과 개표 지연 문제가 가장 컸던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에서는 시위대가 개표소를 봉쇄한 채 1박2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었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고립돼 있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경찰은 시위대 눈을 피해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패를 넘어 정치적 파장을 확대시키고 있다. 보수 진영은 이를 부정선거의 증거로 삼아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고, 진보 진영은 선관위의 부실이 극우 음모론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양쪽 모두 선관위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 방안과 원인 규명에 대한 입장은 대조적이다. 이처럼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좀처럼 수습되지 않으면서 사회적 분열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