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5시간 뒤 행안부 보고…'칸막이 행정' 드러나
6·3 지방선거에서 송파구의 투표용지 부족이 오전 11시 40분에 인지됐으나 행정안전부에는 5시간 뒤인 오후 5시 20분에 보고되면서 기관 간 정보 단절 문제가 드러났다. 각 기관이 독립적으로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실시간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칸막이 행정'의 전형적 사례로 지적된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간에 제때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각 기관이 독립적으로 상황실을 운영했음에도 현장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선거 상황 관리 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정부 부처 간 정보 단절 문제인 '칸막이 행정'이 선거 관리 과정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본투표가 실시된 3일 오전 11시 40분경 송파구선관위는 서울시선관위에 투표용지가 부족할 경우의 대응 방안을 문의했다. 이는 송파구선관위가 이미 오전부터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중요한 정보는 행정안전부 선거상황실에는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송파구청도 행안부에 별도로 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구청은 선관위의 위탁을 받아 선거 사무를 수행하는 만큼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선관위에만 보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파악한 시점은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행안부는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경 송파구에 연락해 투표용지 부족 관련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1시 40분에 문제가 인지된 후 행안부에 보고된 것이 오후 5시 20분이었으니 무려 5시간 이상의 시간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행안부는 해명을 통해 시간대별로 지자체를 통해 사건·사고 보고를 받았지만 서울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관련 보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선거 관련 기관들의 상황실 운영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선거 투·개표지원 상황실을 별도로 운영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시도선거관리위원회, 지방자치단체도 각각 상황실을 가동했다. 여러 기관이 동시에 선거 상황을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중요한 정보는 적시에 공유되지 못했다. 이는 각 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정보 흐름이 단절되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선거 관리의 주체가 선거관리위원회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선거 관리 전반을 담당하고,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행정 지원 역할만 맡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관 간의 역할 구분이 오히려 정보 단절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거 당일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 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협조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정부 부처 간 '칸막이 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각 기관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만 강조하면서 전체적인 상황 파악과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향후 선거 관리 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기관 간 명확한 정보 공유 프로토콜을 수립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즉시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