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선으로 재건축·재개발 속도전 예상…31만 가구 착공 목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추진할 '신속통합기획 2.0'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착공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여의도 등 강남권은 물론 강북 지역에도 높이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년·신혼부부 대상 장기전세주택을 10만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규제와 시의회 동의 등 실현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오르면서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주택 공급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민심'을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으며, 이를 표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그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오 당선인의 주택 정책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2.0'이라 불리는 업그레이드된 정책 체계를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기존의 신통기획은 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수립 등 초기 단계에서 성과를 냈다면, 5기 시정에서는 실제 착공 실적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를 생략하고 사업시행계획 인가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동시에 처리하는 '쾌속통합' 트랙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절차 간소화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착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택진흥기금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지역의 사업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과 한강벨트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주요 단지들은 이미 신통기획을 통해 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수립을 완료한 상태로, 이제 통합심의 등 후속 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이들 지역의 고밀·고층 개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서울의 도시 스카이라인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편 강북 지역의 재개발 사업도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오 당선인은 강북에 12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를 기존의 두 배인 최대 40%까지 확대하고 남산과 북한산 등 경관 보호 지역의 높이 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다. 이는 강북 지역의 낮은 사업성과 높은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정책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 당선인은 '서울찬스'라는 이름 아래 미리내집, 청년안심주택, 새싹원룸, 바로내집, 서울내집 등 5종의 주택 8만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전세형 장기공공주택부터 역세권 임대주택, 대학가 원룸·셰어하우스, 할부형 공공분양·지분형 주택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20·30대의 자산 형성을 돕고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재 3만7000가구 수준인 장기전세주택을 2031년까지 10만 가구로 확대할 예정인데,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수도권의 주택 사다리가 복원되고 청년층의 주거 불안정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오 당선인의 공약 실현 과정에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간판 정책인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이라는 목표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세제 규제 때문에 서울시가 인허가 절차를 아무리 단축해도 주민들이 이주비나 대체 주거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당선인이 내세운 이주리츠와 주택진흥기금 활용도 국토교통부 등 중앙 정부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공공성 확보와 투기 억제에 무게를 두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임대주택 비율 등을 놓고 정책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시의회의 문턱도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118석 중 81석을 차지하고 있어, 예산 편성이나 조례 개정이 필요한 서울찬스 주택이나 이주리츠 등은 민주당 다수당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오 당선인의 당선이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정책에 일관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5선 성공으로 높아진 협상력이 정부와의 정책 조율 과정에서 서울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