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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회장 '삼성 추격은 꿈' 발언, 반도체 패권 경쟁 격화

TSMC 회장이 삼성의 추격을 '꿈'이라고 일축했으나,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삼성의 기술 경쟁력은 파운드리 시장 추격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43년 전 인텔의 비웃음을 극복한 삼성의 역사처럼 '팀 코리아' 생태계 구축이 과제다.

TSMC 회장 '삼성 추격은 꿈' 발언, 반도체 패권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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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가 삼성전자의 추격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4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삼성이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실상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최근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한국 기업과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TSMC의 자신감은 현재의 시장 지위에서 비롯된다. 현재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삼성전자는 7.2%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다. 양사의 격차는 10배에 가까워 단기간에 역전이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을 가진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시장의 환경 변화는 삼성에게 추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TSMC도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애플,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 병목 현상을 피하기 위해 일부 생산 물량을 다른 파운드리로 돌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추격자인 삼성에게 유리한 신호다. 삼성의 파운드리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 칩 공급 계약을 따내는 등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은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WEI 회장이 강조한 대만의 경쟁력은 단순한 생산 능력을 넘어선다. TSMC의 파운드리에서 시작해 후공정인 패키징, 테스트, 시스템 조립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에 걸쳐 대만이 축적한 생태계는 한국이 단기적으로 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는 TSMC가 단순히 생산 시설만이 아니라 정교한 협력사 네트워크와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산업이 '21세기 편자의 못'으로 불리는 만큼 이러한 생태계의 형성은 국가 차원의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삼성이 TSMC에 대항하려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팀 코리아'라는 통합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의 경쟁력은 다른 곳에 있다. 삼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한 곳에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반도체 기업이다. 이는 고객사의 입장에서 전방위적인 반도체 솔루션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의미한다. 고객들이 생산을 맡기려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파운드리 시장에서 이러한 통합 솔루션 제공 능력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성과급 파업 등으로 인한 내부 갈등은 고객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사정 3자가 미래를 위한 투자에 무게중심을 두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역사는 낙관적인 신호를 보낸다. 43년 전인 1983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을 때 미국 인텔은 삼성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삼성은 그 도전을 현실로 만들었고 오늘날 세계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성장했다. 당시 인텔의 회의적 평가는 삼성의 결연한 의지와 지속적인 투자 앞에 무너졌다. 현재 TSMC의 자신감 있는 발언도 삼성이 한 번 더 역사를 쓸 수 있다는 도전의식을 불태워야 한다. K반도체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더 뛰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