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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참패 속 오세훈·한동훈 역전 당선…보수 재건 신호탄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참패 속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부산 북갑 당선인이 역전 당선했다. 두 인물 모두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개인의 역량으로 승리를 거둔 만큼, 당내 개혁 보수 진영의 권력 재편과 현 당권파의 교체 압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6월 3일 전국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전반적으로 참패한 가운데, 합리적 보수 재건을 기치로 내걸어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당선인이 막판 역전 드라마로 당선에 성공했다. 당내에서는 이들의 당선이 윤석열 대통령 중심의 기존 보수 진영과의 단절을 원하는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두 인물이 당 지도부로부터 거리를 두고 개인의 역량으로 승리를 거둔 만큼, 현 당권파에 대한 교체 압박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오전 10시 기준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원오 후보를 제치고 앞서갔다. 나아가 용산·광진·영등포·동작·강동·양천·중구 등 도심 중심지역에서도 우위를 점했으며, 노원·도봉구 같은 진보 색채가 짙은 지역에서도 표 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이 승리한 자치구들은 대체로 부동산과 세금 문제에 민감한 지역들로 분류된다. 특히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던 광진구도 이번에는 오 시장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구의동 재개발 사업 등 부동산 이슈가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였음을 보여준다.

오 시장이 거둔 승리의 배경에는 정교한 이슈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이슈 파이팅에 주력한 결과, GTX 철근 누락과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같은 안전 문제들이 유권자들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더욱 주목할 점은 오 시장이 장동혁 당 대표 체제와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한동훈 당선인이 제명됐을 때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후보 등록을 두 번이나 미루며 당의 '절윤(절대 윤석열)' 선언문을 끌어낸 바 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당 지도부의 '2선 후퇴'를 촉구했으며, 선거운동 기간에는 유승민 전 의원 같은 개혁 보수 진영과 함께 유세를 다니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청년들을 만나며 중도층 표심 확보에 집중했다.

한동훈 당선인은 무소속 신분으로 아무런 정치적 연고가 없는 부산 북구 지역을 단신으로 누비며 민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추천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국민의힘 구주류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는 명확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의 집중 견제로 당적이 박탈당했지만 자력으로 여의도에 복귀하는 데 성공한 한 당선인의 정치적 성과는 상당하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선택한 후보들을 격파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자산을 크게 확보한 셈이다. 선거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 자체가 한 당선인의 정치적 서사를 충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내 개혁 보수 진영은 이번 선거 결과를 당 체제 개편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친한동훈계에서는 이미 한 당선인의 복당은 물론 그를 중심으로 한 당내 권력구조 재편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대표의 당선은 국민의힘에 보내는 국민의 마지막 경고이자 기회"라며 "더 이상 당내 보수 재건을 요구하는 쇄신의 목소리를 내부 총질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 인사도 "국민이 '까치밥은 남겨달라'는 호소에 응답해준 것 같다"며 "개혁 보수들이 살아남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장동혁 당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당내 압박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평택을에서 생환한 유의동 당선인은 SBS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도부가 가려 했던 방향이 민심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 냉정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장동혁 체제는 국민이 내린 정치적 파산선고를 수용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과 한 당선인의 역전 당선은 단순한 개별 후보의 승리를 넘어, 국민의힘이 기존의 보수 노선을 재검토하고 합리적 보수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국민의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