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후 투표함 봉쇄 장기화…2천명 투표분 개표 지연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약 300명의 시위대가 투표함 반출을 막으며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약 2천명의 투표분이 이틀째 개표장으로 옮겨지지 못했으며, 선관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장기화하고 있다.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약 300명의 시위대가 투표함 반출을 막으며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약 2천명의 투표분이 여전히 개표장으로 옮겨지지 못한 상태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도 현장의 긴장은 풀리지 않고 있으며, 경찰과 선관위가 사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투표소는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해 투표를 진행했으나, 용지 부족으로 인한 혼란이 빚어졌다. 서울시선관위는 전날 오후 11시 50분께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한 후 현재까지 투표함 2개를 개표장으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천명의 투표분이 이틀째 개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현장의 시위 규모는 시간대별로 변동을 보이고 있다. 4일 새벽 300여명에서 오전 8시경 170명까지 감소했던 인원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350명(경찰 비공식 추산) 수준으로 증가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들은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투표소 입구를 둘러싼 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개표 중단', '선거 무효',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오전 10시 30분께부터는 플라스틱 의자를 가져다 놓고 농성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오세훈 후보의 당선 확정 이후에도 현장의 분위기는 변화가 없었다.
정치 지도자들의 현장 방문이 시위대의 결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는 현장을 찾아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이 투표하지 못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민주주의의 기본이 무너진 만큼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보수 성향 유튜버는 '오세훈이 당선됐다고 잘못된 선거를 받아들여도 된다는 것은 아니며, 핵심은 부정선거'라며 투표함을 증거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황 대표의 발언에 이름을 연호하며 응답했으며, 시위 진행 중 일부 참가자들이 선관위 직원에게 몸을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선관위는 법적 절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장 설득에 나섰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은 '개표 결과가 확정돼야 당선인을 결정할 수 있고 이후 선거 효력에 대한 법적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의 거센 구호에 발언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장에 남겨진 선관위 직원과 참관인 등 13명의 식사 문제도 대두됐으며, 오전 10시 30분께 선관위 관계자들이 건물 밖의 음식과 생수를 내부로 옮겨갔다. 이후 시민들이 초코파이와 빵, 음료 등을 투표소 앞에 남겨두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 충돌에 대비해 경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인근에는 관할 경찰서 인력과 기동대 등 약 470명이 배치되었으며, 기동대 인력이 투표소 앞까지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현재는 아파트 단지 밖으로 물러나 대기 태세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선거 운영 과정에서의 행정 실패가 정치적 갈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