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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코스피 대형주 팔고 코스닥 중소형주 담는다

외국인투자자가 최근 한 달간 코스피 대형주 6조2500억원을 팔고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 3조7820억원을 매수했다. 정부의 국민성장펀드와 10월 예정된 코스닥 승강제도 도입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외국인의 코스닥 투자를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 코스피 대형주 팔고 코스닥 중소형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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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투자자 간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에 집중하는 사이,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의 중소형 성장주에 눈을 돌렸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조250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3조782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이 코스피에서 각각 11조9230억원과 36조6620억원을 사들인 것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이러한 투자 방향의 차이는 한국 증시의 구조적 특성과 향후 정책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특정 종목에 집중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대규모 매도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을 27조3235억원어치, 삼성전자를 25조7949억원어치 팔았다. 이 외에도 현대모비스(3조5347억원), LG전자(1조8999억원), LG이노텍(1조6762억원), 현대차(1조6574억원) 등 주요 대형주를 순차적으로 매도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를 리밸런싱(포트폴리오 비중 재조정)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그는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리밸런싱에 의한 것이지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나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국인이 단순히 한국 주식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전략적으로 재편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 전략은 정책 모멘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최근 한 달간 순매수한 종목들을 보면 AI,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등 정부가 육성하려는 첨단 전략산업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가장 많이 매수한 파두(반도체 설계, 5125억원)를 시작으로 에이비엘바이오(바이오, 1576억원), 에코프로비엠(2차전지, 1526억원), 이오테크닉스(반도체 후공정, 1451억원), 하나마이크론(반도체 후공정, 1217억원) 등이 주요 매수 대상이었다. 이는 정부가 조성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1차 상품이 지난달 22일 판매를 시작하면서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준 것과 맞물려 있다. 실제로 펀드 출시 당일 코스닥150 선물이 장중 6% 이상 급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되었으며, 이는 정책 자금 유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정책 자금의 규모와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조아인 연구원은 "올해에만 시장에 공급되는 30조원의 자금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4%,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의 3일치 규모"라고 설명했다. 비록 직접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이 자금이 5년간 고정되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모멘텀 추종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염동찬 연구원도 "정책 자금 공급의 목적을 고려하면 코스닥 기술성장 상장 기업과 코스닥 벤처펀드 투자 가능 기업이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제약, 바이오, IT, 로봇, 우주항공 등 관련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는 단순한 단기 자금 유입을 넘어 중장기적 산업 육성 차원의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코스닥 시장의 구조 개선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르면 10월 도입될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도는 시장의 체질 개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도는 코스닥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 등 3개 리그로 나누고, 기업의 실적, 규모, 지배구조에 따라 상하위 시장 간 이동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삼성증권 조아인 연구원은 "승강제 도입으로 좀비기업이 퇴출되면 코스닥 전반의 이익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개선해 외국인과 기관 자금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도 개선이 실현될 경우, 코스닥은 단순한 투기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성 있는 기업들의 투자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의 투자자 간 선택의 차이는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개인과 기관은 현재의 확실한 수익을 추구하는 대형주에 집중하고, 외국인은 미래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정책 수혜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형태다.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과 코스닥 시장 구조 개선이 실제로 성과를 내게 될 경우, 현재의 외국인 투자 방향성은 상당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