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8년간 3건 폭발사고… 안전관리 허점 드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사고로 7명이 사상했다. 이는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8년간 세 번째 대형 사고로, 2023년 도입한 위험성 평가 제도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 허점이 드러났다.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1일 오전 원인 미상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현장 근무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올해 3월 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발생한 것으로, 대전 지역 산업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은 포탄과 로켓 등 발사체의 추진체를 집중 생산하고 연구개발하는 국방산업의 핵심 시설로, 한 번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폭발 사고는 56동 건물에서 발생했으며, 당시 화학류 제품인 발사체 추진제를 세척하는 공정이 진행 중이었다. 폭발은 생산 공정에서 사용된 공구에 묻은 화약 등을 세척하던 도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 측은 "종전에도 계속해온 공정이며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해왔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건물 전체가 완전히 소실되었고 현장 근무자 전원이 피해를 입는 대참사로 발전했다. 이는 회사의 안전 평가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세척 공정에서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시급하다.
더 놀라운 점은 이번이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의 세 번째 대형 인명 피해 사고라는 사실이다. 2018년 5월에는 로켓 추진체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다 폭발과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이후 2019년 2월에도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도중 폭발이 발생해 3명이 사망했다. 불과 9개월 간격으로 연속되는 대형 사고에 충격을 받은 한화에어로는 2023년 중대사고 예방을 위한 위험성 평가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회사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이 제도로 중대재해 위험도를 80% 줄였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된 작업 도중 다시 치명적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안전 시스템 자체가 근본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방산업체의 특수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처럼 화약, 폭약, 유도무기 추진제 등 극도로 위험한 물질을 취급하는 방산업체는 국가 기밀을 다루는 보안시설로 지정돼 있어 외부 감시와 감독에서 벗어나 있다. 이러한 폐쇄성이 안전 관리의 허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방력 강화와 한국 방산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라는 명목이 현장의 근본적인 안전 문제를 외면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부 공정 단계마다 엄격한 위험성 평가와 실질적인 안전 확보 대책이 수립되고 철저히 이행되어야 한다.
정부와 해당 기업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방산업체의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위험성 평가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감시하고, 외부 안전 전문가에 의한 독립적인 감사 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근로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안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지난 8년간 3건의 대형 사고로 12명의 목숨이 빼앗긴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의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