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8년간 반복된 폭발 참사…처벌은 솜방망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8년 사이 세 번째 폭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에도 회사는 구조적 안전 관리 체계를 개선하지 못했으며, 당시 처벌도 집행유예와 소액 벌금에 그쳐 실질적 억지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망사고가 8년 만에 되풀이되면서 회사의 안전 관리 체계 부실과 처벌의 허술함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8년 5명, 2019년 3명, 그리고 최근 발생한 사고까지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되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노동계는 회사의 안일한 인식과 형식적인 안전 관리, 그리고 부실한 법적 처벌이 이러한 참사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18년 사고 직후 실시한 특별감독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 486건이 적발되었다. 당시 감독 결과 보고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구조적 문제를 명확히 드러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안전팀의 인식과 지위, 권한이 지나치게 낮아 실질적인 안전 업무가 각 작업장에서 개별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노동자 안전과 보건에 대한 총괄 관리 체계가 완전히 부재했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 전체의 안전 관리 시스템이 형식적이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안전 위반에 대한 법적 처벌이 극히 미약했다는 점이다.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사고에서 법원은 회사의 법적 책임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관계자들은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그쳤다. 부과된 벌금도 2018년 사고 때 3000만원, 2019년 사고 때 5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8명의 노동자 생명이 경각된 사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회사는 매번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같은 참사가 반복되었다.
이날 폭발 사고가 발생한 56동 세척공실은 로켓 추진체 제조에 사용되는 설비와 공구를 세척하는 작업장이다. 회사는 평소 이 공정의 난도와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평가해왔으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 관계자는 "모든 사업장은 특별히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한 곳이 없다"며 회사의 위험도 평가가 부실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회사가 각 작업장의 실제 위험 요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2018년과 2019년 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그곳에서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됐다"며 "한화의 '안전 경영'은 허구였고, 반복된 참사에도 한화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방위산업체라는 특수성은 그동안 노동자 안전을 가로막는 방패막이가 돼왔다"면서 노동부의 전면적인 작업중지 명령,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강화, 경영책임자의 직접적 책임 추궁을 요구했다. 한국노총도 "산업안전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을 방문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재난재해대책특별위원장도 "2018년과 2019년 사고와의 연관성을 철저히 밝히고, 산업 현장의 안전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당 차원에서 빠르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