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2배 폭등으로 삼성·LG 원가 부담 급증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07% 폭등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원재료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반도체와 구리 가격이 20~100% 이상 상승한 가운데 가전·스마트폰 수요는 동시에 감소하면서 전자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슈퍼사이클)으로 인한 가격 폭등이 국내 전자업계의 원재료 비용 부담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와 구리 등 주요 원자재의 매입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0~100% 이상 상승했으며, 이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 완제품의 생산 원가를 직접 압박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메모리 가격이 107% 급등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전자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6년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액은 27조80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428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전체 매입액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가격이 급등한 D램과 낸드 등 모바일용 메모리는 올해 1분기부터 별도 품목으로 분류될 만큼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히 생활가전과 TV,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은 1조9930억원으로 집계되어 DX 부문 전체 매입액의 9.4%를 차지했으며, 이는 카메라 모듈(8.9%)을 넘어선 수준이다. 삼성전자 내부 거래 물량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실제 메모리 매입액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의 급등 정도다. 삼성전자는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이 전년 연간 평균보다 약 10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했다는 의미로,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도 지난해보다 약 12% 올랐다. 이러한 반도체 가격 상승은 완제품 제조사들의 원가 구조를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
LG전자도 유사한 원가 부담을 겪고 있다. TV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의 영상기기 부품용 반도체 매입액이 2383억원으로 전년 동기(1996억원) 대비 387억원(19.4%) 증가했다. 부문 원재료 비용의 비중도 7.7%에서 9.1%로 높아졌으며, 1분기 영상기기 부품용 반도체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33.1% 상승했다. 또한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등에 쓰이는 구리 가격도 크게 올랐다. 구리 평균 가격은 올해 1분기 전년보다 21.1% 상승했으며, 공조 사업의 구리 매입액은 824억원에서 1565억원으로 증가해 부문 원재료 매입액 비중이 38%에서 53.3%로 높아졌다.
전자업계의 원가 부담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가격 상승의 '칩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는 데다 중동 지역 정치 불안정으로 국제 운송비가 증가하고 공급망 리스크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가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7조85억원으로 3년 전 동기 대비 5.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통신기기 및 컴퓨터 소매판매액도 7조6311억원으로 4.2% 줄었다. 결국 원자재 비용은 올라가는데 제품 수요는 떨어지는 '쌍고(雙苦)'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으로, 완제품 제조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