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회사의 대담한 반도체 투자, 1년 만에 360억 평가차익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이 지난해 132억원으로 매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이 1년 만에 494억원의 가치로 평가되면서 360억원대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이는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규모로, 반도체 산업의 강세가 투자 수익을 견인했다.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이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투자한 결과 놀라운 수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레르망은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 3만 주와 SK하이닉스 주식 1만 7132주를 총 132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평균 취득가는 주당 약 10만 8700원이었고, SK하이닉스는 약 58만 7700원이었다. 이는 침구 회사의 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히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평가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투자 규모가 알레르망의 연간 영업이익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가이다. 지난해 알레르망의 영업이익이 26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는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두 반도체주에 집중 투입한 셈이다. 이는 본업의 실적보다 자산 운용에 더 큰 비중을 두겠다는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당시로서는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두 반도체주의 가격은 급락세를 보인 후 급등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84% 오른 3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92% 상승한 233만 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종가를 알레르망이 보유한 주식에 적용하면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는 약 95억 1000만원, SK하이닉스 지분의 가치는 약 399억 6800만원으로 평가된다. 두 종목을 합친 총 평가액은 약 494억원으로, 매입금액 132억원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투자 수익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 성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1년 새 누적된 평가차익은 360억원을 웃돌며, 이는 지난해 알레르망의 영업이익 269억원을 초과하는 규모다. 즉, 본업에서 창출한 이익보다 주식 투자에서 나온 평가차익이 더 크다는 의미다. 침구 회사라는 본래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있지만, 자산 운용을 통해 기업 가치를 크게 높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평가차익이므로 실제 현금화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올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장의 강한 관심이 이러한 성과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각각 164.39%, 258.37% 상승하며 역사적 고가를 경신했다. 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30만 전자'를 넘어서고 SK하이닉스가 '200만 닉스'를 돌파한 것을 두고 대형 반도체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수요 증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알레르망의 본업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은 1236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4.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 증가했다. 본업의 성장이 미미한 상황에서 주식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크게 높인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기업들이 본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 운용 전략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평가차익이 손실로 바뀔 수 있다는 리스크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