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장 선거 막판 '도덕성 공방'…정책은 유권자 관심 밖으로
안산시장 선거가 선거 막판 도덕성 공방으로 변질되면서 정책 논쟁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는 1억원 수뢰 의혹, 더불어민주당 천영미 후보는 음주운전·실적 부풀리기 의혹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유권자들의 정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경기 안산시장 선거가 정책 논쟁에서 도덕성 검증으로 급변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1억원 수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고, 더불어민주당 천영미 후보는 19년 전 음주운전 전력과 함께 의정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직면해 있다. 선거 막판이 되면서 두 후보 진영이 고소·고발을 예고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안산의 미래를 결정할 정책과 비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민근 후보가 직면한 수뢰 의혹은 선거 일정상 가장 민감한 시점에 불거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후보가 경선 후보 신분이던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특정 사업의 편의를 약속하고 1억원을 수수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안산단원경찰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사전투표를 며칠 앞두고 터진 이번 의혹에 대해 이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단 1원의 불법 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그는 "문제가 있었다면 왜 4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사전투표 직전에 고발장을 냈겠느냐"며 이를 표심 왜곡을 노린 악의적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고발인을 무고 혐의로 즉각 고소하는 한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시장직에서 즉시 물러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지난해 지능형교통체계(ITS) 관련 뇌물수수 의혹에서 검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력을 내세우며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천영미 후보는 과거 이력과 의정 활동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상대 진영은 "음주운전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19년 전 음주운전 전력을 집중 공략했다. 이와 함께 천 후보가 도의회 의정활동 당시 13건의 대표 발의 조례를 자서전에서 160건으로 부풀려 기재했다는 '실적 조작 의혹'과 도의회 상임위원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의 상당액을 특정 참치 전문점에서 집중 결제했다는 '혈세 유용 의혹'도 제기됐다. 천 후보 진영은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서는 "19년 전 과오에 대해 수차례 공개 사과했고 지금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번 선거는 안산 행정 역사에 이정표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천 후보가 당선되면 안산 최초의 여성 시장이 탄생하고, 이 후보가 수성에 성공하면 안산시 첫 연임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당초 두 후보는 안산의 인구 유출 위기와 경기 침체를 타개할 굵직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 선거의 기대감을 높였다. 천 후보는 인구 급감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기구' 설치, 사동 89블록 내 'AI 스마트시티' 조성, 신안산선 자이역 신설 및 대부도 연장, 시화호·대부도 일대의 '생태환경도시·제3호 국가정원'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4호선 지상철 지하화, 한양대 의료클러스터 내 난치병 전문센터 유치, '스마트 고령친화 도시' 구축, 전국 최초 '상호문화특례시' 지정 등을 공약하며 시정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 종반전이 사법 수사와 폭로전으로 얼룩지면서 시민들의 삶을 바꿀 미래 청사진은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할 본선 레이스가 도덕성 공방으로 치달으면서 양질의 일자리·행정 공약들이 후보 간 흠집 내기에 완전히 묻혀버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느끼는 정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선거 당일 표심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산의 미래를 결정할 실질적인 정책 검증보다 후보자들의 도덕성 논쟁이 선거의 중심이 되면서, 이번 선거가 역사적 의미를 갖는 만큼 유권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