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이란 종전 MOU 승인 거부…추가 조건 제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승인을 거부하고 추가 조건을 제시했다. 이란 자산 동결 해제 등 기존 내용에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현장에서는 미군의 상선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 승인을 거부하고 추가 조건을 제시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MOU에 담긴 조건들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미국 측이 새로운 요구사항을 담은 문서를 이란에 발송했다. 이는 양측 실무진이 기본적으로 합의한 내용에 대해 최고 지도자 차원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협상의 진전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종전 MOU 승인 여부를 놓고 회의를 개최했으나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채 회의를 종료했다. 당초 MOU 초안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더 연장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며, 이 기간에 이란의 비핵화 관련 합의를 도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핵 협상 진행 상황에 맞춰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고 동결된 이란 자산을 해제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내용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로 요구한 조건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백악관 내외에서는 이란 자산 동결 해제 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에 대한 자금 해제가 "테러 정권에 자금을 흘려보내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를 비판해왔으며, 미국이 과도한 양보를 했다는 이유로 2018년 일방적으로 이를 파기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조건 제시는 그러한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치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한 압박 제스처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실무진은 이미 MOU에 기본적으로 합의했으나, 양측 최고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하메네이는 최종 승인을 미루고 있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최종 승인 절차가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며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이란 지도부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국지전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30일 미군이 감비아 국적의 상선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항행 불능 상태에 빠뜨렸다고 발표했다. 해당 상선은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를 향해 국제 수역을 통과하고 있었으며, 미군은 20회 이상 경고를 보낸 후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선박에 미국의 해상 봉쇄 위반을 통보했으며, 경고 신호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에 맞은 상선은 현재 더 이상 이란으로 이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건은 종전 협상이 진행 중에도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휴전과 제재 완화를 논의하는 한편, 현장에서는 해상 봉쇄와 항해 자유 문제를 놓고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MOU 거부와 추가 조건 제시가 협상 기간을 더욱 연장시킬 수 있으며, 그 사이 양측 간 군사적 충돌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