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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에 경기도 인구 증가…'베드타운화' 심화 우려

경기도 인구는 9.7% 증가했지만 서울 출퇴근이 55.4% 늘면서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변모 중이다.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지역 특화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집값 상승에 경기도 인구 증가…'베드타운화'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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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일상은 서울로 향한 출퇴근으로 점철되어 있다. 지난 10년간 서울 인구는 1002만명에서 930만명으로 7.2% 감소한 반면, 경기도 인구는 1252만명에서 1374만명으로 9.7% 증가했다. 이는 서울의 높은 주택 가격과 신도시 개발의 영향으로 서울 거주자들이 경기권으로 이주한 결과다. 하지만 일자리와 상권은 여전히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경기도 신도시들이 주거 기능만 담당하는 '베드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탄신도시를 방문하면 이러한 현상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아파트는 촘촘하게 들어서 있지만, 상가 거리는 한산하기 그지없다. 현지 카페 관계자는 "평일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주말에나 조금 찾는다"고 전했다. 공인중개사는 "직장인들이 모두 서울로 출근하기 때문에 낮 시간대 장사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민들은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저녁 늦게 돌아오는 일과 속에서 지역 상권을 이용할 시간과 여유가 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향하는 출퇴근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하루 401만건이던 경기도 출근 통행량은 2022년 623만건으로 55.4% 증가했다. 이 중 경기에서 서울로 향하는 통행량만 하루 116만건에 달한다. 경기 각 지역에서 강남까지의 평균 이동시간은 88.8분, 강북은 108.6분, 여의도는 91.7분으로 나타났다. 과천(31.9분)이나 성남(36.8분) 등 근거리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기도 지역은 1시간 이상의 출퇴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 같은 장시간 출퇴근은 지역 내 소비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한 직장인은 "오전 6시에 나가 밤 9시가 넘어 들어갈 때가 많은데 집 주변에서 소비할 여유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한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통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GTX A·B·C 노선의 차질 없는 추진과 GTX D·E·F 노선의 국가철도망 반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수도권 광역 교통카드 연계 방안도 제시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GTX 확충과 함께 광역버스 확대, 자율주행 셔틀 도입 등을 약속했다.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GTX 통합대응본부 설치와 '캐치버스' 도입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제안했다. 이들은 모두 교통 인프라 개선이 경기도민의 출퇴근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베드타운화를 막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려대 오주석 교수는 "GTX는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서울의 상권과 문화시설로 소비를 더욱 집중시키는 '빨대효과'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자족 기능 대책 없는 교통망 확충은 경기도 외곽 도시를 베드타운으로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대 양욱재 교수는 "기업과 일자리 유치가 필수적이지만, 경기도 도시들이 서울과 직접 경쟁해 기업을 끌어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산업을 발굴하고 GTX 역세권을 중심으로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중요한 것은 서울로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소비, 생활이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경기도가 직주근접의 자족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통 인프라와 함께 지역 특화산업 육성, 다핵형 도시구조 구축, 장기적인 도시계획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다. 지금의 상황이 계속되면 경기도 신도시들은 아무리 새로운 아파트가 지어져도 주민들이 밤새 떠나가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책 입안자들이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