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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당시 안전규정 미준수…구명줄 미착용 상태로 점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당시 현장 점검을 위해 투입된 작업자들이 사전에 수립된 구명줄 착용 등 추락방지대책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기관은 안전규정 미준수 이유와 현장 공유 여부를 조사 중이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당시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들이 사전에 수립된 추락방지대책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안전관리원이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에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서에 따르면, 시공사 흥화건설은 철거공사 시작 전 작업자가 반드시 구명줄을 착용하고 안전블록, 카라비너 등의 장비를 갖춰 작업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안전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기관의 감시 체계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흥화건설이 제출한 철거작업자 추락방지대책에 따르면, 작업자는 먼저 고가차도 구조물에 구멍을 뚫어 부속을 박은 후 구명줄을 연결한 채로 작업해야 했다. 구체적으로는 '수평 구명줄 고정용 세트 앙카'를 고가 바닥에 설치하고 구명줄을 연결한 뒤, 안전블록과 카라비너 등 추락방지 장비를 활용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고가차도와 같은 높은 지점에서의 작업 시 필수적인 안전조치로, 작업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26일 오후 2시 33분경 발생한 붕괴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은 이 규정과 완전히 달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붕괴 직전 이상징후 점검을 위해 비계에 올라갔던 현장관리소장(60대), 감리단장(60대), 구조기술사(50대) 등 5명은 안전모, 방진복, 장갑 정도만 착용한 채 점검을 진행했다. 구명줄과 같은 추락방지 장비는 전혀 착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 중 현장관리소장, 감리단장, 구조기술사 3명이 고가차도 붕괴로 인한 추락으로 사망했다.

사고 현장 감리 경험이 6년인 한 감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고가차도 전체가 아닌 일부 구조물만 떨어지면서 무너진 만큼, 최초에 발견된 균열로부터 먼 곳에 세트앙카를 박고 구명줄을 착용했다면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당시 점검 작업자들이 안전규정을 준수했을 경우 비극을 피할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사고 직전 고가차도의 거더(주요 구조재)가 29밀리미터 내려앉는 등 위험신호가 포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점검하는 작업자들에게 강화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경찰과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들은 안전점검 작업자들이 추락방지 대책을 준수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해당 안전계획이 현장에 제대로 공유되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다만 흥화건설이 제출한 안전계획서의 '철거작업자 추락방지대책'이 공식적으로는 철거 작업 단계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점검 작업자들이 준수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법적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붕괴 직전 거더가 내려앉는 등 사고 징후가 명확히 감지된 상황에서 이상 점검을 하러 비계에 올라간 작업자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안전대책이 적용되어야 했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건설 현장의 안전규정이 실제로 얼마나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