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 원인 규명…정부 '이란산 누르 대함미사일' 기술분석 결과 발표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피격된 한국 선박 나무호에 대한 기술분석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란산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이 명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엔진, 탄두, 도장 색상 등 다양한 물리적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란 대사를 초치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4월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에 대한 기술분석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27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기술 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것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Noor)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사건 발생 이후 약 두 달 반에 걸쳐 선박 잔해에서 수거한 엔진, 탄두, 폭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로, 공식적으로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사실상 지목한 것이다.
정부의 기술분석은 물리적 증거에 기초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무호는 두 차례 비행체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폭발하지 않았고 두 번째 탄두는 기폭됐다. 불발탄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탄두에서도 고폭화약 물질이 확인됐으며, 비행체 탄두의 형상은 이란 누르 대함미사일 또는 개량형인 카데르(Qader)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이 명확하게 확인되었고, 엔진은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한 구조를 보였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분석에 따르면 이란산 톨루에4 엔진의 특징적인 부분도 발견되었으며, 기체 잔해는 누르 대함미사일과 동일한 하늘색 계열 도장으로 칠해져 있었다.
정부는 회로기판 잔해물의 생산 시점이 20~30년 전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토대로 해당 미사일이 카데르보다 구형인 누르 계열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나무호가 피격 당시 호르무즈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선미를 이란 방향으로 향한 채 정박 중이었고, 미사일은 이란 쪽에서 배의 선미 방향으로 날아와 명중했다는 점도 중요한 물리적 증거였다. 국방부는 나무호와 이란 본토 간 거리가 90~100㎞였던 점을 감안하면 미사일 비행시간이 6~7분이었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미사일이 종말 단계에서 별다른 기동 없이 사전에 설정된 고도로 비행했고 두 발이 연속 발사된 점 등을 토대로 일정 수준의 공격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는 이란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박 차관은 "이란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상대측이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을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박 차관은 공격 주체를 직접 특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여러 증거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고 명시했으며, 정부는 호르무즈해협에서 이 같은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가 이란 외에는 마땅치 않다는 점도 주목했다.
정부는 이란에 대해 강경한 외교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와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27일 외교부로 초치된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절대 개입한 게 없다"며 사건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번 기술분석 결과 발표는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한이란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