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용진 사과 평가 둘러싼 당내 갈등 심화
더불어민주당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 사과를 두고 당 내부에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의 '진정성 있다'는 평가가 당원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하자 결국 사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사과를 두고 당 내부에서 심각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초기 강준현 수석대변인의 '진정성 있다'는 평가가 지지층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면서 당의 일관된 메시지 전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이는 정치적 민감성이 높은 사안에 대한 당의 대응 체계가 충분하지 않음을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정청래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6일 정용진 회장의 사과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 회장이 그동안 보여온 극우적 언행을 언급하며 "소나기 피하기식 가식적 사과가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처받은 분들께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맨입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님을 명심하시라"고 촉구했다. 이어 "5·18 영령들께 더 머리 숙여 사죄하고, 정 회장의 사과에 분노하는 민심에 더 진정성 있고 더 책임지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의 사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사고의 원인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등 사고의 내용과 형식, 모든 측면에서 진정성이 없다"며 "황당한 궤변으로 오늘 사과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한 마디로 사과라고 볼 수 없다"며 "이 황당하고 그릇된 마케팅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상 파악도 안 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전진숙 대변인도 "(마케팅 과정에서) 사전 모의나 의도성 여부에 대한 국민적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신세계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했다.
당의 일관되지 않은 입장은 강준현 수석대변인의 초기 발언에서 비롯됐다. 강 대변인은 정 회장의 사과 직후 오전 국회 간담회에서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으며, 신세계 측이 마케팅 과정에서 고의성의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지 않은 입장을 드러냈다. 박지혜 대변인도 "신세계 측에서 시간과 공을 들여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며 "스타벅스의 파트너들, 점주들의 어려움을 언급하는 부분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당 지도부의 온건한 평가는 당내 진성 당원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당원들의 항의는 즉각적이고 거셌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주당이 정신 나갔다', '헛웃음이 난다', '선거 앞두고 지금 표 계산하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강준현 수석대변인도 당원들로부터 다수의 항의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미숙한 답변을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사과문에서 "제가 해당 사안을 충분히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고, 경솔하게 표현했다"며 "특히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당과 사전에 논의된 것이 아니다.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판단과 표현에서 비롯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혼선을 드린 점 또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여론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당의 메시지 관리 체계의 미흡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 지도부와 지지층 간의 인식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