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정용진 회장 공식 사과도 진정성 의문…'이유가 무엇이든' 표현 논란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공식 사과했으나, 사과 표현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신세계의 내부 조사 결과 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리스크 관리 체계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났습니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가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논란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공식 회견을 열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는 사건 발생 8일 만이자 19일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이은 두 번째 사과로, 정 회장이 세 차례 허리를 숙여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사과 과정에서 나온 몇몇 표현들이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발표한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대한 고의성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사 대상 임직원 15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포렌식 검증하고 교차 심문까지 진행했으나 사전 모의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팀원 5명 중 3명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기획 초기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고, 사내 메신저는 1주일만 저장되는 시스템으로 인해 조사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신세계는 20대 초반 2명과 30대 후반 3명으로 구성된 마케팅 팀의 역사 의식이 사회의 역사 의식과 동떨어져 있었다고 판단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고의성 여부를 판단 유보 상태로 남겨두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회사 내부의 리스크 관리 체계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커머스팀에서 기획 담당, 전략기획본부장, 대표이사로 이어지는 4단계 결재 과정에서 누구도 '5.18에 탱크데이는 안 된다'고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마케팅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 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마케팅의 즉시성만 우선시하다 보니 법무팀의 검증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으며, 결국 회사 내부에 사회적·역사적 민감성이 부재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사과문에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으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으나, 사과의 표현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표현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사과를 받는 사람이 용서할 마음을 갖도록 하려면 사과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줬는지 인식하고 있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의 공통된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과문에 포함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표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명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는 5.18 특별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진행 중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으며,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한 팀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5.18 유공자와 유족들은 여전히 정용진 회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어 수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민주당은 초기에 정용진 회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가 이후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이 빠지지 않았느냐"는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