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직접 사과했지만 광주는 '진정성 없다'…책임 회피 논란 확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으나, 광주 지역사회와 5·18 관련 단체들은 '진정성 없는 빈껍데기 사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체들은 정 회장의 책임 있는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을 놓고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광주 지역사회와 5·18 관련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은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며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광주 시민, 박종철 열사 유가족 등을 향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밝혔으며, 약 5분간 사과문을 낭독하면서 세 차례 허리를 숙였다.
이번 사과는 지난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와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불거진 지 8일 만에 나온 것이다. 정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2024년 신세계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회견에서 그는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겠다"며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통해 "고의적으로 해당 마케팅을 기획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행사 기획과 결재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 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과도 진상규명도 책임도 모두 빠진 '3무 기자회견'이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시장은 "사과를 하면서도 직원을 방패 삼아 뒤에 숨었고, 어떤 의혹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으며, "광주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확실한 책임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무책임한 대응이 추가 혐오와 가짜뉴스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 등 관련 단체들도 공동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역사를 모욕한 자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고 명시했으며, "광주 시민들에게 '탱크'는 단순한 단어나 마케팅 소재가 아니라 1980년 5월 시민들을 향해 진입했던 계엄군 장갑차와 국가폭력의 공포를 떠올리게 하는 역사적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탁 하고 억' 역시 군사독재 시절 폭력과 조작을 상징하는 표현"이라며 마케팅 문구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특히 5·18 관련 단체들은 정 회장을 향해 직접적인 책임을 촉구했다. 이들은 "문제의 본질은 오월의 상처와 국가폭력의 기억을 얼마나 가볍게 소비했느냐에 있으며, 진정성 없는 사과문 몇 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이번 '탱크데이' 논란의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역사적 상처를 소비하고도 책임 없이 넘어가려는 태도는 광주 시민과 오월 영령들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단순한 사과 수용이 아닌 경영진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광주 시민과 5·18 단체들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