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06명 휴게시간 대기근무 수당 청구 1심 패소
전현직 경찰관 606명이 휴게시간 대기근무에 대한 미지급 수당을 청구한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1심 판결로 원고 패소를 선언했다. 법원은 객관적 증거 부족과 이미 수령한 초과근무수당을 근거로 청구를 기각했으며, 원고들은 항소장을 제출했다.
전현직 경찰관 600여 명이 휴게시간에도 사실상 출동 대기를 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미지급 근무수당을 청구한 소송에서 1심 판결이 원고 패소로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지난 14일 전현직 경찰관 606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근무수당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경찰 조직 내 근무 시간 인정 범위와 수당 지급 기준을 둘러싼 오랜 갈등에 일단락을 짓는 판단이다.
소송을 제기한 경찰관들은 형식적으로는 휴게시간으로 지정된 시간에도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근무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특공대와 해안경비대 등 24시간 상시 출동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부서에 소속된 경찰관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이들은 휴게시간 중 112 신고 출동 등이 발생하면 사후 결재를 거쳐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밖의 대기시간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질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근무를 강요받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이미 초과근무수당을 수령했다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또한 식사시간과 수면시간 등 당연히 공제돼야 할 부분까지 근무시간에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 소속 관서의 조직과 근무 형태 등 막연하고 일반적인 사정에 불과하며, 개개인의 구체적 업무수행 방식이나 상급자 간섭 여부를 확인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봤다. 이는 개별 경찰관마다 실제 근무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또한 경찰청의 운영 방침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경찰청은 훈령과 지침을 통해 원칙적으로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대기근무로 지정해 근무시간에 산입하는 방식을 시행해왔다. 이는 휴게시간과 근무시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려는 제도적 노력으로, 법원이 이를 타당한 운영 방침으로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형식적인 휴게시간 지정만으로는 근무수당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원고들은 즉각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소송을 주도한 경찰 시간외수당 소송위원회는 항소심에서 더욱 구체적인 증거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총기 입출고 시간 등 객관적 증거 자료를 추가로 제출해 1심 판결을 뒤집으려는 전략이다. 한편 현직 경찰관 70여 명도 지난달 2일 정부를 상대로 시간외근무수당 청구 소송을 별도로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들의 향후 진행 과정이 경찰 조직 내 근무 시간 인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