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폭증으로 임금 양극화 심화…일반 근로자 14배 격차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새로운 성과급 제도로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이 최대 7억원의 연봉을 받게 되면서, 일반 근로자 평균 연봉의 14배에 달하는 임금 격차가 발생했다. 이러한 초고액 성과급 제도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노사 합의를 통해 도입한 새로운 성과급 제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만으로 연 6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이는 국내 전체 근로자 평균 연봉의 1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임금협상은 단순한 기업 내 급여 문제를 넘어 한국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서명한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한 것이다. 반도체 부문에만 적용되는 이 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상한 없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와 크게 다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300조원대일 경우,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특별경영성과급만으로 최대 5억5천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연봉 1억원 기준으로 기존 성과인센티브인 5천만원을 더하면 성과급만 6억원으로, 세전 총급여는 7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조사한 상위 500대 기업 평균 연봉 1억280만원의 7배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초고액 성과급 제도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모든 사업체의 상용 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작년 기준 5천61만원이었다. 삼성전자 직원이 받는 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의 격차가 난다. SK하이닉스 같은 일부 대형 기업들이 이미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조선, 방산, 전력기기 등 호황을 맞은 극소수 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 때문에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 성과급 개선을 요구할 노조 조직 자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의 노조 조직률은 35.1%이지만, 100~299명 기업은 5.4%, 30~99명 기업은 1.3%, 30명 미만 기업은 0.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임금협상이 노동시장 전체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임금협상으로 추가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면서 자칫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며 "원청 노조는 협력업체 노조에 전향적인 연대의 태도를 보이며 노동 시장의 약자들도 품는 포용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부문 간 임금 격차로 인한 노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메모리 사업부의 호실적 뒤에는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기여가 있었고, 과거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냈을 때 완제품 부문이 전사 흑자를 지킨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과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으로 훼손된 노사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노사가 상시 소통하는 기구를 만들고, 갈등 발생 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중재 기구를 도입해 합리적 조정에 나서는 문화를 정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특히 부문별, 사업부별 성과 평가에만 의존하는 독립채산제 방식의 보상을 보완하기 위해 '전사 공통성과 풀'을 조성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초일류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특정 사업부의 독주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부문 간 유기적 기여를 인정하는 보상 체계를 세밀하게 다듬어 '원 삼성'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경영진과 노조 모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