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스포츠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한 내고향, 기자회견서 '국호' 표현 문제로 불편 표시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꺾고 우승했으나, 기자회견에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취재진의 질문에 발끈하며 회견을 중단했다. 북한은 공식 국호의 올바른 사용을 강조하며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외교적 입장을 명확히 했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일본의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처음 방한한 내고향이 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우승이라는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국호 표기를 둘러싼 불편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리유일 내고향 감독은 기자회견 막바지에 한국 취재진의 질문 중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부분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당시 취재진은 "'북측' 여자 축구의 수준이 높다"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으나, 리 감독은 이를 중단하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내고향 측 통역관은 즉시 "국호를 제대로 불러달라"며 "저 사람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명확히 거부의사를 표현했다. 통역관은 "어떻게 불러야 하나"라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으며, 리 감독도 뒤따라 나갔다. 이는 북한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신 '북한'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것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불편함은 기자회견 이전에도 예고되어 있었다. 전날 진행된 결승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리 감독은 한 취재진이 "'한일전' 못지않게 내고향과 도쿄의 경기도 치열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언급한 질문에도 발끈한 바 있다. 이는 내고향 측이 한국과의 관계 설정이나 표현 방식에 대해 상당히 신경 쓰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의 국제 스포츠 외교 관점에서 보면, 공식 국호의 올바른 사용은 국가 주권과 위상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은 우연이 아닌 의도된 입장 표현으로 해석된다.

우승 이후 진행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내고향의 침묵이 계속되었다. AFC 규정상 믹스트존 통과는 의무사항이지만, 실제 인터뷰에 응할 의무는 없다. 리 감독이 선두에 선 내고향의 선수들은 우승 소감을 묻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을 무시한 채 굳은 표정으로 버스에 탔다. 이는 기자회견에서의 불편함이 단순한 일시적 반응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일관된 입장임을 보여준다. 북한 스포츠 대표단의 이러한 태도는 국내 언론과의 상호작용 방식에 있어 명확한 경계선을 긋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경기장 출구 부근에는 준결승과 결승 동안 내고향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공동응원단이 현수막을 펼치고 박수를 보내며 우승팀을 축하했다. 이는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의 긍정적 측면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스포츠 경기 자체와는 별개로, 국제 무대에서 국가 간의 외교적 감수성이 얼마나 예민하게 작용하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앞으로 북한 스포츠 대표단과의 언론 상호작용 시 이러한 표현상의 차이에 대한 사전 이해와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