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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분쟁 확산에 기업들 '선제 대화' 나선다

삼성전자 파업 사태 이후 성과급과 이익 배분 요구가 제조업, IT, 방산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은 노사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 대화와 예방 카드를 꺼내들고 있으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계의 요구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성과급 분쟁 확산에 기업들 '선제 대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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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사상 첫 파업 위기를 계기로 성과급과 이익 배분 문제가 한국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IT, 통신, 방산업계까지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전방위로 번지면서 재계가 노사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임금협상 시즌을 앞두고 성과급이 노사 갈등의 핵심 뇌관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마트 노조는 22일 회사 측에 상반기 특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1783억원을 기록한 만큼, 노동자들의 헌신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전년 상반기 성과급 지급액 수준을 보장하고 기본급 규모로 지급되는 명절 상여금의 50%를 '특별 성과급' 명목으로 추가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기업의 실적 개선이 곧 성과급 인상 요구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공정 보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무조건적 거부보다는 명확한 산정 기준을 제시하고 선제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올 한 해 노사 관계의 성패를 가를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은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거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19일 창원공장에서 '동반성장 노사 미래 전략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해 임금 체계, 복리후생, 근무 환경 등 핵심 단체교섭 의제를 노사가 사전에 함께 논의하는 상생형 협력 모델을 도입했다. 이는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뒤에야 대화가 시작되던 기존 관행과 전혀 다른 접근이다. 현대로템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합의에 속도를 올리는 동시에 단체교섭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현대IHL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램프사업부 매각을 둘러싼 총파업이 발생했지만 사측이 다음 날 '100% 고용 승계'와 연구개발 거점 유지 방안 등을 제시하며 갈등을 조기 봉합했다.

성과급 요구는 제조업을 넘어 IT, 통신, 방산업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조항을 명시했고, 현대차·기아 노조도 수년째 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을 요구 중이다. 카카오의 5개 법인에서 진행한 파업 투표가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이들의 핵심 요구 역시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다. 카카오 노조의 요구안을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산하면 13~15% 수준에 달한다. LG유플러스 노조도 유사한 수준의 이익 공유를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일렉트릭 등에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선제 대응 강화는 올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 2·3조 개정안)의 영향도 크다. 이 법안으로 하청 노조의 원청 상대 교섭 요구와 파업 압박이 거세지면서 노동계의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일 노무 라인을 개편하고 노무 관리를 한층 세밀하게 강화했다. 재계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제 사후 수습보다 사전 리스크 통제에 더욱 방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노사 관계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노사 관계 성패가 성과급 문제를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