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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6억 성과급 논쟁…'영업익 배분' 산업 전역으로 확산

삼성전자가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함에 따라 1인당 최대 6억원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해졌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시작한 '영업이익 N% 배분' 방식이 산업 전역으로 확산하는 신호이며, 기업 성과 배분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촉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6억 성과급 논쟁…'영업익 배분' 산업 전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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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보상 체계가 근본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삼성전자가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서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가운데,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은 1인당 최대 약 6억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시작한 '영업이익 N% 배분' 방식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업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거 한국 기업의 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사후에 지급하는 '격려금'에 불과했다. 1987년 이후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가 강화되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일부 기업들이 연봉제와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은 '얼마를 나눌 것인가'보다는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응답 사업장 중 48.4%가 연봉제를, 32.1%가 성과배분제를 도입했으며, 성과급은 주로 영업직이나 일부 직군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2010년대 들어 성과급의 역할은 인재 확보 경쟁의 수단으로 변모했다. SK하이닉스가 직원들의 성과급 산정 방식 공개 요구에 응하면서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노사 합의를 이뤘고, 이후 상한 없는 성과급 지급에도 합의했다. 성과급은 더 이상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돈이 아니라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경쟁 수단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사례를 비교 대상으로 삼으며 '영업이익 N%' 배분을 요구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도체 호황 속에서 우수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한 기업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성과급 구조의 급진적 변화를 초래한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 노사 합의는 여러 논쟁거리를 남겼다. 인적자원 업계에서는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임직원과 나누는 것이 인재 확보와 조직 몰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전에 배분하는 구조가 산업 전역으로 확산하면 투자, 배당, 연구개발, 협력업체 지원 등 다른 이해관계와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방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 합의안은 반도체 사업의 재원 40%를 부문 전체에, 60%를 사업부별로 배분하되 적자 사업부에는 1년간 차등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는데, 이는 성과주의 원칙과 조직 공동체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성과급 논쟁은 원청 기업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동계는 대기업의 성과가 정규직 안에만 갇혀서는 안 되며, 하청과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협력업체와 소부장 생태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임금직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전체 사업장 중 성과배분제를 도입한 곳은 6.5%에 불과하다. 규모별로는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 43.8%로 높은 반면, 300인 미만 사업장은 6.4%에 그쳐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논쟁 속에서 협력 중소기업들에는 정당한 대가와 보상이 이뤄졌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향후 노사 교섭의 쟁점이 기본급 인상률에만 머물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누가 성과를 만들었으며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지, 그 몫을 임직원, 주주, 협력업체, 미래 투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한국 기업 보상체계의 핵심 질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계는 즉각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를 일반화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노동계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다른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공공부문도 영업이익 분배 요구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과급의 역사는 한국 기업이 연공에서 성과로, 다시 경영성과의 공개와 배분으로 이동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제 그 다음 단계를 향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