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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6억 성과급 논란…협력사 직원들 '상대적 박탈감' 호소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의 10.5%를 성과급으로 고정하면서 임직원들이 최대 6억원의 보상을 받게 되는 가운데, 협력사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의 과도한 보상이 결국 협력사 단가 인하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6억 성과급 논란…협력사 직원들 '상대적 박탈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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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사업성과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보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인 300조원을 기준으로 할 때 반도체(DS)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재원만 약 3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봉 1억원 기준의 임직원은 최대 6억원 안팎(세전)의 성과급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사업부 임직원도 최소 1억6000만원의 성과급을 보장받는다. 대기업의 '억대 성과급 잔치'가 현실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호재 뉴스 뒤에는 반도체 산업의 후방 생태계를 떠받치는 협력사 직원들의 깊은 한숨이 숨어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삼성반도체 하청기업 직원의 호소글이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을 협력사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삼성 반도체 정직원들만 일을 잘해서 이익이 난 것이냐"며 "우리 하청 직원들도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일을 안 했냐고 하면 '돈 받았잖아'라고 치부하겠지만, 중소기업에서 열심히 일한 하청 직원들도 모두가 같이 땀 흘려 이뤄낸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A씨가 가장 절망해하는 것은 대기업의 이중적인 태도와 끊임없는 단가 압박이다. 그는 "노조의 파업 압박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쥐어주겠다고 합의하면서, 정작 협력사들에게는 매년 피 말리는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에 '산입에 거미줄은 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월 300만~400만원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협력사 직원들 입장에서 대기업의 억대 성과급 논쟁은 극심한 위화감을 주는 것이다. A씨는 "삼성은 혼자 커진 것이 아니다. 국가적 배려, 주주들의 투자, 하청기업의 노력이 일심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이익 분배의 형평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 간의 '임금 이중구조'와 '성과 독식'이 국내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제평론가 정철진은 "SK하이닉스 10%에 이어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영업이익의 12%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면서 대기업 노사 협상의 눈높이가 유례없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등 연쇄적인 보상 도미노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히 대기업 임직원들의 보상 수준을 높이는 것을 넘어 전체 산업의 임금 구조와 노사 관계에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대기업의 과도한 보상이 결국 협력사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황에 따른 초과 이익과 과도한 보상 요구의 청구서가 결국 하청업체의 단가 인하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철진 평론가는 "네이버, 카카오처럼 주가 흐름은 부진해도 견고한 이익을 내는 기업의 노조가 '삼성전자 가이드라인'을 명분 삼아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영업이익의 12~15%'라는 보상 관례가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하며 연쇄 파업과 갈등의 구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대기업과 협력사 간의 상생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