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국제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확률 낮아졌지만 지구 온난화는 계속된다

국제 기후 과학계가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이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정부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탄소 배출 추세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확률 낮아졌지만 지구 온난화는 계속된다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국제 기후 과학 커뮤니티가 지난 4월 발표한 새로운 연구 논문이 기후 과학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수십 년간 최악의 경고로 기능해온 '극단적 기후 시나리오'의 발생 확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내용이다. 이는 재생 에너지의 급속한 확대와 각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탄소 배출 추세를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긍정적 신호가 기후 위기 대응의 긴급성을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후반 개발된 이 극단적 시나리오는 RCP8.5(대표농도경로)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SSP5-8.5(공유 사회경제 경로)로 재명명됐다. 이 시나리오는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4도 이상 상승하는 경우를 가정했으며, 이에 따른 결과는 극히 파국적이었다. 치명적인 열파, 해수면 상승, 농작물 대량 실패, 대규모 인구 이동 등이 예상됐다. 논문의 주저자인 독일의 기후 연구자 데틀레프 판 뷔렌은 영국의 기후 과학 플랫폼 카본 브리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나리오가 항상 '발생 확률은 낮지만 위험도는 높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 시나리오는 예측이 아니라 정부가 위험한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벤치마크로 설계됐다.

극단적 시나리오 확률이 낮아진 주요 원인은 재생 에너지의 성장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이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당시 세계는 석탄, 석유, 가스 같은 화석 연료에 더욱 의존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 산업이 급속도로 확대되었고, 많은 정부들이 배출량 증가를 둔화시키는 정책들을 채택했다. 프랑스의 기후 과학자 크리스토프 카수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실제로 정치적 조치를 취해서 그 경로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의 기후 과학자 프리데리케 오토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인류가 걷잡을 수 없는 석탄 중심의 화석 연료 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가정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신호를 악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나리오 수정을 기후 과학자들이 '틀렸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으면서 미국과 유럽 내 기후 회의론자들과 정치인들의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난 주 의회 토론에서 이 새로운 평가를 근거로 독일의 기후 정책 철회를 주장했다. 독일의 신기후연구소 창립자이자 실행 이사인 니클라스 회네는 이를 "기후 부정론자들과 극우 진영의 명백한 전술적 기만"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 화석 연료 옹호자들이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가짜 스캔들을 만들어내고 실제 문제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최악의 시나리오 확률이 낮아졌다는 것이 기후 위기 자체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뿐 아니라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포기했다. 현재 추세라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이라는 2015년 파리협정의 임계값을 일시적으로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수는 과학자들이 "결코 과장되게 주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배출량이 수년간의 경고와 기후 약속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는 여전히 2100년까지 약 3도의 온난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상승은 가뭄, 열파, 물 부족 등 기후 영향을 급격히 악화시킬 것이다.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지만, 심각한 기후 영향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의 과학적 합의다.

유엔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각국의 기후 약속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재생 에너지의 성공적 확대는 기후 대응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지만, 동시에 더 빠른 속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긍정적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자만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극단적 기후 변화의 위험은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의 지구 온난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명확한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