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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1일 총파업 임박…정부 '긴급조정권' 카드 준비 중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 합의하지 못하면서 21일 총파업이 임박했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 중이지만 당장은 노사 자율교섭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이 현실화 직전까지 다다랐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예정대로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사후조정 과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지만 사측이 최종 입장을 내지 않아 조정이 불성립됐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과도한 보상 요구가 회사의 경영 원칙을 흔들 수 있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노동조합은 사후조정 3일 동안 성실히 임하며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5월 19일 22시경,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고만 반복할 뿐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조는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합의 불발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배분 방식이다. 특히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문제에서 노사 간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회사는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검토 중이지만 당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긴급 브리핑에서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대원칙 아래 자율교섭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조정권 발동을 위한 법리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양측이 대화할 시간이 남아 있어서 그 부분은 성급하다"고 답했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언급하며 긴급조정권 카드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공공복리 등을 위해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때 긴급조정을 결정할 수 있다. 발동되면 노조는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고, 이후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이 기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노동위원장 직권으로 중재 회부가 결정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꺼내 들기에는 부담도 있다. 중앙노동위 조정안에 노조는 동의했고 사측이 유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강제 조정권 발동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노동계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파업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고객사 납기 지연, 협력업체 조업 중단, 지역 상권 침체 등 연쇄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18일간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직간접 손실이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법원이 앞서 파업 기간에도 보안작업과 안전보호시설 유지 업무를 평상시 수준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판단한 점도 변수로 남아 있다. 최소한의 안전·보안 업무는 유지돼야 하는 구조인 만큼, 정부가 곧바로 강제 조정에 나서기보다 실제 생산 차질 여부를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