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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다카이치 일본 총리, 안동서 전통문화 교감…안경 바꿔 쓰며 친밀감 표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안동에서 전통 음식 만찬과 선유줄불놀이 관람을 통해 문화 교감을 나누었다. 두 정상은 안경을 서로 바꿔 쓰며 격의 없는 친밀함을 보여주고 기념품을 교환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양국 정상 간의 깊은 유대를 드러냈다. 지난 19일 양국 정상이 함께한 만찬과 문화 행사는 단순한 외교 일정을 넘어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격의 없는 친교의 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두 정상이 안경을 서로 바꿔 쓰며 촬영한 사진은 한일 양국의 친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기록되었다.

19일 안동에서 열린 만찬은 안동 지역 종가의 고조리서이자 보물인 '수운잡방'의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퓨전 한식으로 준비되었다. 식탁에는 안동찜닭의 모태가 된 닭요리인 '전계아'와 안동 한우 갈비구이 등 지역의 대표 음식들이 올랐다. 이 대통령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다카이치 총리를 배려해 모든 메뉴에서 고춧가루를 제외하는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술자리에는 안동의 전통 명주인 태사주와 안동소주, 그리고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의 사케가 나란히 올라 양국의 화합을 상징했다.

만찬 중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7개월간 네 차례나 만나며 유대감이 한층 두터워졌다며 지난 1월 나라현 방문 당시 다카이치 총리가 드럼 연주법을 가르쳐준 일화를 화제로 올렸다. 또한 "양국이 가깝고도 먼 이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깝고도 가까운 사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한일 관계의 발전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튿날 국회 일정을 우려하며 음주를 고심하자, 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하루 더 머무를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농담을 던져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만찬을 마친 두 정상은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풍류 문화가 고스란히 전승돼 온 안동의 대표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했다. 선유줄불놀이는 부용대 절벽 꼭대기에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밧줄을 매단 뒤, 수백 개의 숯불 주머니를 매달아 불을 붙이는 독특한 형태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줄을 타고 사방으로 끊임없이 흩날리는 불씨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이 붉은 불빛이 어두운 강물 위에 반사되며 자아내는 장관에 다카이치 총리는 탄성을 쏟아냈다. 배를 띄워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전통 '선유 문화'와 낙동강의 자연 절경이 결합한 이 공연은 한국 전통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두 정상이 나눈 기념품 교환 장면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평소 안경을 쓰는 이 대통령을 위해 일본의 유명 안경 생산지인 후쿠이현 사바에시의 안경테를 선물했다. 사바에시는 일본 안경테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자 다카이치 총리 배우자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선물 받은 안경을 착용해 보는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의 기존 안경을 재빨리 빌려 쓰며 깜짝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일본 내각공보실이 공개한 사진에는 평소 안경을 쓰지 않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의 안경을 양손으로 받쳐 쓴 채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 대통령 역시 다카이치 총리의 배우자를 위해 후쿠이현의 설경을 형상화한 '눈꽃 기명' 그릇 세트와 안동 하회탈 목조각 액자를 선물하며 화답했다. 이번 안동 방문은 양국 정상이 각자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공유하는 외교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