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평상시' 해석 대립…법원 결정 두고 노사 엇갈린 주장
삼성전자와 노조가 법원의 파업 제약 결정을 놓고 상반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사측은 '평상시'를 평일 기준으로, 노조는 주말 기준으로 이해하면서 21일 예정된 총파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노동조합의 임금협상 갈등이 법원 판단을 놓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원지방법원이 삼성전자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노사가 법원 결정의 의미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원이 제시한 '평상시 수준'의 업무 유지라는 표현을 두고 사측은 평일 기준으로, 노조는 주말·휴일 기준으로 이해하면서 실제 파업 진행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원지법은 18일 결정문에서 쟁의행위 기간에도 반도체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 보안작업과 안전보호시설 유지 업무가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이 결정을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법원이 명확히 '평상시의 평일 또는 평상시의 주말·휴일'을 의미한다고 결정문에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평일에는 평일 수준의 인력을, 주말·휴일에는 주말·휴일 수준의 인력으로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법원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실제 파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 측 법률대리인은 법원 결정이 '사실상 쟁의행위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주말 또는 연휴 인력 근무'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이는 현재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7000명보다 훨씬 적은 인력으로도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노조는 법원이 인력 규모와 관련해서는 노조의 주장을 반영했다고 평가하면서 삼성전자에 필요한 인력을 부서별로 구체적으로 취합해 통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동일한 법원 결정을 두고 양측이 정반대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실제 쟁의행위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사후조정 과정에서 성과급 재원 기준과 상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조정은 21일 예정된 총파업을 막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회사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으며, 파업이 진행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표현했다.
정부도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8일의 교섭을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지칭하면서 필요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노동계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삼성전자 노사는 법원 결정으로 인한 쟁의행위 방식의 제약,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성과급 제도 협상, 파업 수위 결정 등을 동시에 조율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처했다. 2차 사후조정의 결과가 파업 진행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는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며, 노사 간 '평상시'의 의미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실제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