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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파업 중 안전시설 운영 의무화…위반 시 최대 18억 원

수원지방법원이 삼성전자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노조에 파업 중 안전시설과 보안작업을 평상시와 동일하게 운영하도록 명령했다. 의무 위반 시 최대 18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수원지방법원이 삼성전자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노조의 파업 중에도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명령했다.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은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사흘 앞두고 나왔으며, 의무 위반 시 노조가 물어야 할 이행강제금 규모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책정됐다.

수원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는 18일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등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방재시설, 배기시설, 배수시설 등 안전보호시설을 파업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유지·운영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또한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 보안작업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최승호 지부장의 주요 시설 점거도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우하경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해서는 점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점거 금지를 명하지 않았다.

이행강제금 규모는 노조 투쟁 역사에서 보기 드문 수준으로 책정됐다. 위반 1일당 각 노조는 1억 원씩, 최승호 지부장과 우하경 위원장 직무대행은 각각 1000만 원씩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했다. 21일부터 예정된 총파업이 18일간 진행될 경우 노조가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8억 원의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이는 과거 노조 관련 가처분 사건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법원의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다.

법원의 핵심 판단은 '정상적' 운영의 의미를 광범위하게 해석한 데 있다. 재판부는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유지·운영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단순히 최소한의 유지보수 인력만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파업 이전과 완전히 동일한 수준의 운영을 요구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2018년 평택 캠퍼스의 30분 미만 정전이 500억 원의 손실로 이어졌다는 사례가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순간의 설비 가동 중단이 얼마나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과 비교하면 그 의미가 더욱 두드러진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달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처분에서 배양·정제 공정 9개 중 3개만 쟁의를 제한하는 부분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인용된 항목은 농축·버퍼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으로, 법원은 이를 '이미 생성된 물질을 유지·보관에 적합한 형태로 조절하는 마무리 작업'으로 정의했다. 배양과 초기 정제 등 신규 생산 공정은 기각하면서 '적극적인 생산 활동과 변질·부패 방지 활동은 구별해야 한다'는 선을 그었던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바 결정의 기준이 '거의 완성된 반제품의 마무리 작업'이었다면, 이번 삼전 결정은 안전시설과 보안작업 전반을 파업 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더 포괄적인 명령"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법원 결정은 노조와 경영진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삼성전자는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홍 대표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이번 사건에 대응했으며,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노조의 파업 전략에 상당한 제약이 생기게 됐다. 노조는 안전시설과 보안작업 유지라는 의무를 이행하면서 동시에 파업의 실질적 영향력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앞으로 노조가 법원의 명령을 어느 수준까지 준수할 것인지, 그리고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