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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파업 직전 극적 협상 재개, 이재용·김민석 총리 긴급 중재

삼성전자 노조의 21일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이재용 회장이 해외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해 화합을 호소했으며, 정부도 긴급조정권 검토를 공식화하면서 노사 간 협상이 극적으로 재개됐다. 18일 2차 사후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21일 총파업 예고를 사흘 앞두고 이재용 회장과 정부가 본격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노사 간 극적인 협상 재개로 이어졌다. 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파업 강행을 고수하던 노조도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영향력을 고려해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언급하는 등 이번 분쟁 해결을 위한 국가 차원의 중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6일 해외 일정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했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노조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 차례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표현했으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노조의 동참을 호소했다.

정부도 즉각 움직였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파업 긴급조정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긴급조정권 발동 권한을 가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담화 발표 현장에 함께 참석하면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가 말한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노사가 사후조정을 시작한 만큼 그 조정 안에서 잘 해결되길 바라고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 표시와 이 회장의 호소에 노조도 입장을 바꿨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김 총리 담화 이후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조정에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1∼13일 중앙노동위원회의 1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이후 추가 대화 없이 18일간의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이번 발언으로 협상 재개 의지를 명확히 했다. 삼성전자 사측도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기존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 피플팀장(부사장)으로 교체하는 등 성의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분쟁이 정부까지 나서게 된 배경에는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이 있다. 초유의 반도체 파업으로 인한 피해 손실이 10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타격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긴급조정권 검토를 언급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파업은 국민뿐 아니라 사내 다른 노조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 부진, 증시, 환율 등 파업의 막대한 경제적 악영향을 감안해 노사 대화와 더불어 긴급조정권 발동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진행하는 2차 사후조정에서 어떤 합의에 도달할지가 파업 발생 여부를 결정할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