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학과에 외국인 유학생 몰려…대학가 '한류 교육' 확대 경쟁
국내 콘텐츠 산업 시장규모가 4년간 22.7% 성장하면서 K콘텐츠 학과에 외국인 유학생이 몰려들고 있다. 중앙대·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들이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손을 잡고 K콘텐츠 전문 학과를 신설하는 등 한류 교육 확대에 나섰다.

한국 대학들이 K콘텐츠와 한류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관련 학과 신설과 산학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나 정보기술(IT)만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평가받으면서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 콘텐츠 산업 시장규모가 2020년 128조2800억원에서 2024년 157조4000억원으로 22.7% 성장한 것이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대학가의 K콘텐츠 산학협력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중앙대는 최근 글로벌 K콘텐츠 인재 양성을 위해 음악 정보 플랫폼 빌보드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K팝 등 콘텐츠 산업 관련 공동 연구와 학생 현장실습을 추진할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말 SM엔터테인먼트의 교육 자회사인 SM유니버스와 손을 잡고 K팝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러한 협력은 K콘텐츠 산업의 빠른 성장에 따라 전문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숙명여대 한류국제대학 학장인 문형남 교수는 "콘텐츠 산업은 반도체나 IT 못지않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학생들의 관심도 매우 높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겨냥한 K콘텐츠 전문 학과 신설이 가속화되고 있다. K팝과 영화, 문학 등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대학들이 이를 교육 상품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숙명여대는 2021년 신설한 외국인 유학생 전용 단과대학인 글로벌융합대학을 올해 3월 한류국제대학으로 개편해 한류 교육에 특화했다. 전북대는 올해부터 남원글로컬캠퍼스에 글로컬커머스학과, 한국어학과, K-엔터테인먼트학과 등 외국인 유학생 전용 3개 학과를 신설했다. 이는 해외에서의 한류 영향력 확대에 발맞춰 한국에서 직접 K콘텐츠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들이 K콘텐츠 학과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히 산업 성장성만은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외국인 유학생은 국내 학생과 달리 등록금 인상 제한을 받지 않고, 별도의 정원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이는 대학들에게 상당한 재정 유연성을 제공한다. 실제로 숙명여대 문시연 총장은 임기 내 외국인 유학생 2800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해당 대학의 연간 학부 입학정원인 2200명을 초과하는 규모다. 이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단순한 교육 목표를 넘어 대학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대학에서 K콘텐츠를 배운 외국인 유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의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한류학회 부회장이자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인 설동훈 교수는 "한국 대학에서 이뤄지는 K콘텐츠 교육은 단순히 제작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기획 시스템과 데이터를 함께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한국과 자국을 잇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K콘텐츠 교육이 단순한 학문 전수를 넘어 한류 확산과 국제 문화 교류의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한국 대학들이 K콘텐츠 교육을 어떻게 고도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지가 한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