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컬럼비아, 멸종위기 순록 서식지 벌목 강행…정부 권고 무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산림부가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의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멸종위기 남부 산악 순록 서식지에서의 벌목을 승인했다. 이 결정은 1,400마리 미만으로 줄어든 순록 개체군의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가 멸종위기종인 남부 산악 순록의 서식지에서의 벌목을 승인했다. 주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Ministry of Water, Land and Resource Stewardship)는 퀘스넬호 인근의 벌목이 위협받는 순록 서식지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산림부(Ministry of Forests)는 이를 무시하고 벌목 허가를 내줬다. 이 결정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남부 산악 순록은 2003년 캐나다 멸종위기종 보호법(Species at Risk Act)에 따라 위협받는 종으로 지정됐다. 이들은 눈신발처럼 생긴 발굽으로 고지대 노령 숲에서 자라는 지의류를 먹이로 삼는다. 순록의 서식지는 주로 브리티시컬럼비아 동부에서 중북부 지역부터 남쪽으로 뻗어 있으며, 서부 지역과 미국 국경 일대에도 일부 개체군이 남아 있다. 그러나 수십 년간의 벌목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2023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개체 수는 1,400마리 미만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들이 18개 집단으로 분산되어 있는 상황이다.
퀘스넬호 인근 지역에는 약 200마리의 순록이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 가족 별장을 소유한 마이크 제임스는 산림부가 웨스트 프레이저 목재회사(West Fraser Timber)에 벌목을 허가한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가 벌목을 반대하는 권고를 했음에도 이것이 무시됐다는 점에서 더욱 실망감을 드러냈다. 제임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과학자들과 교육받은 생물학자들이 거의 멸종 직전의 보호동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벌목 허가를 발급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2025년 7월 작성된 정부 메모는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가 산림부에 보낸 것으로,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공개됐다. 이 메모는 4개 지역에서의 벌목 허가 발급이 미칠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면서 제안된 벌목이 순록의 '핵심' 서식지와 인근 서식지 내에 위치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메모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순록 집단은 먹이를 얻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새끼를 키우고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해받지 않는 숲에 의존하고 있다. 상업적 벌목으로 인한 벌목지와 도로 같은 경관 변화는 순록의 먹이 공급원을 줄이는 동시에 포식자들이 순록을 사냥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 메모의 핵심 내용이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의 환경 정책과 산림 경제 이익 사이의 갈등을 드러낸다. 멸종위기종 보호와 경제적 수익성 사이에서 정부가 어느 쪽을 우선시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캐나다의 국제적 환경 약속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미래 세대가 이 희귀한 동물을 볼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순록 개체군의 회복을 위해서는 서식지 보호가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일관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