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돌파 후 조정 국면…반도체 변수가 좌우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한 후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주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의 파업 여부, 중동 긴장 등이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을 넘어섰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급락하면서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5일 코스피는 장중 8000을 돌파했으나 같은 날 마감 기준 7493.18로 전일 대비 488.23포인트(6.12%) 내려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5% 이상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경색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주(18일~22일)는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의 파업 여부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의 등락 범위를 7200~8100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긍정적 요인으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유가 하락을 꼽는 한편, 부정적 요인으로는 삼성전자의 파업 리스크와 추가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20일 발표할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국 매출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이 제한되고 있는데,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주요 중국 기업으로의 공급이 재개될 경우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블랙웰'에 대한 수요 지속 여부와 생산 과정의 병목 현상 해소 정도도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파업 여부는 국내 증시에 직결된 변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이미 생산량 축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사 합의 시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파업 시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적에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파업 불확실성이 더 길어지지 않는다면 삼성전자 실적 전망이 오히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동안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삼성전자가 뒤늦게 상승하면서 시장 평균 수준에 맞춰가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주 급락의 배경에는 글로벌 리스크도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중동 긴장감이 다시 커졌고, 미·중 관계 개선 분위기가 형성되자 공급망 분리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약해졌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오면서 시장 전체가 급격히 흔들렸다. 뉴욕증시도 같은 흐름을 보였는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37.29포인트(1.07%) 내렸고, S&P500지수는 1.2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4% 떨어졌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도체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종목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되, 최근 단기간에 크게 오른 만큼 저평가 업종으로의 자금 이동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현재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올해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2차전지, 화장품, 방산, 조선 등을 제시했다. 시장 평균 이상의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저평가 업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중동전쟁과 삼성전자 파업 등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분산과 신중한 자산배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