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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노조와 한 가족' 강조하며 파업 5일 앞두고 사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국민과 고객에게 사과하며 노조와의 '한 가족' 관계를 강조했다. 영업이익 15% 성과급 고정 지급을 요구하는 노조와 기존 제도 유지 입장의 회사 간 임금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중재에 나섰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신뢰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채찍질해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삼성 파업 사태를 둘러싸고 회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노사 분쟁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과 회사의 관계를 강조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구성원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어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당부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하고 노조와의 화해를 촉구했다. 이러한 발언은 노사 간 긴장 관계를 완화하고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노조는 임금 협상을 놓고 첨예한 대립 상태에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고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 제도를 유지하되 상한 없는 특별포상을 통해 유연한 제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며, 최대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역사상 규모 있는 파업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생산 라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도 분쟁 해결을 위해 중재 역할에 나서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노조와 면담을 진행한 데 이어 16일에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약 한 시간 동안 면담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장관은 면담에서 전날 노조와의 협의 내용과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회사 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이러한 중재 노력은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노사 분쟁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전자의 장기적 경영 방향과 노동 정책을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과급 제도의 구조화 여부는 향후 임금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이번 협상의 결과가 국내 대형 제조업 기업들의 노사 관계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이 회장의 공개 사과와 정부의 중재 노력이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파업 시작 5일 전인 만큼, 양측이 마지막 협상 기간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산업계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