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희토류·AI반도체 수출통제 구체적 합의 못 내고 끝나
미중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수출제한과 AI 반도체 수출통제 등 핵심 무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무역위원회 설립 등 절차적 진전은 있었지만 실질적 합의 내용은 미흡했으며, 관세 문제도 향후 협상으로 미뤄져 양국 간 무역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양국 간 무역 분쟁의 핵심 의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사전에 논의 대상으로 기대됐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제한 등이 결론을 내지 못함으로써 양국 간 무역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15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양국 간 무역 의제의 논의 현황을 공개했으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보다는 향후 협상 방향에 대한 모호한 입장만 드러났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은 주요 의제로 미중 무역위원회와 미중 투자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논의가 포함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대변인은 회담 10일 전 브리핑에서 무역위원회는 대두나 쇠고기 같은 비민감 품목을 다루는 한편, 투자위원회는 중국의 대미투자에 관한 조건과 제약을 논의하는 협의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리어 대표는 무역위원회에서 비민감 품목에 집중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를 드러냈고, 300억달러 규모의 교역(중국의 미국산 수입)이 논의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중국이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톤 규모의 대두를 구매하기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회담 당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 무역위원회 합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는 무역위원회 설립이라는 절차적 진전은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합의 내용이 미흡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관세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회심의 카드'로 활용했던 희토류 및 핵심광물 관련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어 대표는 올 가을까지 유효한 기존 합의가 존재한다면서 모든 차원의 대화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고, 희토류 문제에 대해 중국 측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희토류 등 관련 합의의 시한 연장 등은 거론하지 않아 구체적인 진전이 제한적임을 드러냈다.
미국의 관세 정책도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 등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가 진행 중이며, 중국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므로 중국은 미국이 취하는 조치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보다는 관리 수준에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준다.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가 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시장에 불확실성을 남겼다. 그리어 대표는 엔비디아의 H200 칩을 구매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중국의 주권적 판단에 달린 문제'라며 이번 회담에서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 결과는 미중 양국이 무역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단기적 완화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희토류 수출통제, AI 반도체 수출제한, 관세 문제 등 핵심 무역 현안들이 구체적인 합의 없이 향후 논의로 미뤄짐으로써 양국 간 무역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라는 협의 채널이 신설되더라도 실질적인 이행 약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무역 갈등 해결 의지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