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비전 결선 라인업 확정, 5개국 탈락으로 논란 심화
제70회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결선 진출국이 2차 준결선을 통해 확정됐다. 5개국의 정치적 불참과 이스라엘 참가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대회가 진행 중이며, 참가국 수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 중인 제70회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의 결선 진출국이 확정됐다. 14일(현지시간) 열린 2차 준결선에서 15개국이 25개 결선 진출국 중 10개 자리를 놓고 경쟁한 결과, 덴마크의 쇠렌 토르페가르드 룬드, 호주의 델타 굿렘, 불가리아의 다라 등이 최종 무대에 올라가게 됐다. 반면 아제르바이잔, 룩셈부르크, 아르메니아, 스위스, 라트비아 5개국은 탈락했다. 이로써 16일 열릴 결선의 전체 라인업이 완성되었으며, 유럽 최대 규모의 음악 축제는 정치적 논란 속에서 막바지 준비를 마치고 있다.
결선 진출국은 국가별 심사위원단과 전 세계 시청자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2차 준결선에 참가한 덴마크의 토르페가르드 룬드는 '포르 비 고르 헤임'(Before We Go Home)이라는 곡으로 결선행을 확보했으며, 호주의 굿렘은 파워 발라드 '이클립스'로, 불가리아의 다라는 신나는 팝 곡 '방가랑가'로 각각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체코의 다니엘 지즈카, 우크라이나의 렐레카, 알바니아의 알리스, 몰타의 에이단, 키프로스의 안티고니, 루마니아의 알렉산드라 카피타네스쿠, 노르웨이의 요나스 로프도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11일 열린 1차 준결선에서는 핀란드의 피트 파르코넨과 린다 람페니우스, 그리스의 래퍼 아킬라스, 세르비아의 고스 메탈 밴드 라비나, 몰도바의 포크 래퍼 사토시, 이스라엘의 노암 베탄 등 10개국이 이미 결선 진출을 확보한 상태였다.
유로비전의 전통에 따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대회의 주요 자금 지원국으로서 자동으로 결선에 진출했으며, 개최국인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우승국으로서 결선 무대를 갖게 됐다. 이로써 25개 결선 진출국의 라인업이 완성된 것이다. 올해 대회는 '음악으로 하나되다(United by Music)'라는 모토 아래 진행되고 있으나, 중동 분쟁으로 인한 정치적 갈등이 예년보다 심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가 대회에서 제명된 사례처럼, 유로비전은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국제 정치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참가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 대회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 등 5개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관련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올해 대회 불참을 선언했으며, 결선 당일 비엔나에서 이스라엘 불참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획되어 있다. 지난 2024년 스웨덴 말뫼 대회와 2025년 스위스 바젤 대회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더욱이 유로비전 운영 기구인 유럽방송연맹(EBU)은 이스라엘이 투표 조작 의혹에 직면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따라 1인당 투표 수를 기존 20표에서 10표로 줄이고 '의심스럽거나 조직화된 투표 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등 투표 규칙을 개정했다.
이스라엘의 노암 베탄은 지난 11일 1차 준결선 무대에서 일부 시위 구호에 직면했으며, 올해 대회는 이전과 달리 경기장 내 팔레스타인 국기 반입을 허용하고 오스트리아 방송사 ORF가 야유를 음소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5개국의 불참으로 인한 수익 및 시청률 감소는 대회 조직위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유로비전 조직위는 지난해 대회가 전 세계 1억 6600만 명에게 시청되었다고 발표했으나, 올해 참가국 수는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불가리아, 몰도바, 루마니아는 예술적·재정적 이유로 최근 몇 년간 불참했다가 올해 복귀했다.
유로비전 조직위는 대회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마틴 그린 대회 감독은 14일 헝가리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대회에 복귀할 가능성을 표현했으며, 이는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가 빅토르 오르반 민족주의 지도자를 교체한 최근의 정치 변화와 맞닿아 있다. 그린 감독은 불참 중인 5개국에 대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유로비전은 아시아 지역 확대에도 나서고 있으며, 11월 방콕에서 첫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아시아 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